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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중국에 3-2 승리보다 값진 '희생하는 원톱' 지동원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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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중국에 3-2 승리보다 값진 '희생하는 원톱' 지동원의 재발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02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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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구자철 연속골 어시스트, 정쯔 자책골도 유도...3골 모두 관여, 슈틸리케호 공격옵션 다양성 활로

[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은 합류하지 못했다. '군데렐라' 이정협(울산 현대)도 없었고 황의조(성남FC)도 빠졌다. 사실상 한국 축구대표팀에 원톱은 없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 그 자리를 메우는 선수가 나타났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그랬다.

지동원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첫 경기에 선발 원톱으로 나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헤딩골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지동원은 2개의 도움을 기록, 한국이 중국에 3-2 승리를 거두는 데 주역이 됐다.

▲ 지동원(왼쪽)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전반 21분 정즈의 자책골 때 손흥민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꺼내든 지동원 카드는 성공작이었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과 석현준, 황의조를 원톱에 기용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상주 상무의 K리그 챌린지 경기를 4차례나 지켜본 끝에 뽑은 카드였다. 이정협은 넓은 활동량과 공격 전개 능력,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갖춰야 할 포스트 플레이에서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석현준이 포르투갈 프리메이리라리가에서 맹활약하자 슈틸리케호의 공격 선봉장으로 떠올랐다. 석현준은 스피드와 강력한 슛으로 단숨에 이정협을 제치고 주전 원톱이 됐다.

또 황의조도 전방에서 압박과 공격 전개 능력을 보여주며 슈틸리케 감독의 옵션을 늘려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지동원까지 새롭게 가세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양한 원톱 자원을 갖게 됐다. 지동원은 현재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최전방 공격수보다는 측면 공격수로 뛴다. 공격 2선에서 뛰는만큼 폭넓은 활동량과 2선 공격수와 연계 플레이에 능하다. 중국전에서도 지동원은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과 스위칭을 하며 제로톱 역할에 충실했다.

사실상 '폴스 나인(가짜 9번)' 역할을 맡은 지동원은 희생정신으로 더욱 빛났다. 전반 20분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오른발 프리킥 크로스 상황에서는 절묘한 타이밍으로 점프 헤딩슛, 정쯔의 발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을 유도해냈다. 후반에는 왼쪽을 돌파하면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청용의 방아찧기 헤딩골을 이끌어냈다. 구자철의 추가골 역시 손흥민의 크로스를 지동원이 문전으로 연결하면서 만들어졌다.

▲ 지동원(오른쪽)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치열한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지동원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내가 맞은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내 골이라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정쯔의 자책골이라고 하더라. 아쉽다"며 "청용이 형의 골은 왼쪽으로 돌아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플레이였다. 두번째 도움은 사실 슛이었는데 자철이 형이 잘 넣어줘서 운이 좋았다"고 싱긋 웃어보였다.

이제 오는 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시리아전은 황의조가 합류한다.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의 요청으로 돌아가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황의조가 원톱으로 서고 지동원이 손흥민의 자리인 왼쪽 측면을 맡으면 된다. 황의조도 측면 공격수로 활용될 수 있는 멀티 자원이기 때문에 두 공격수의 호흡이 시리아전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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