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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가진 '백락'같은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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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을 가진 '백락'같은 스카우트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4.02.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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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용진 편집위원] 2014년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마다 새로운 선수들이 팬들 앞에 선을 보일 것이다. 그럼, 이런 새로운 선수들은 어떻게 뽑혀서 야구장에 서게 될까?

우리는 사람의 마음속을 열어 보고 그 안에 뭐가 있나 볼 수는 없다. 예컨대, 선수를 뽑는 스카우트가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선수의 불굴의 의지를 측량해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스카우트들의 어려움이 여기서 나온다. 이들은 현재보다도 미래를 예측하는 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예언자 같은 기질도 더불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나라 목공 시절, 백락과 구방호(백락의 제자)는 말을 보는 눈이 뛰어났다.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보통마, 명마를 구별하는 뛰어난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일반적으로 양마(良馬)를 감정하는데는 근육과 뼈 등 겉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천하의 명마(名馬)는 겉모양만으로는 판단 할 수가 없다. 백락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요소를 분간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보통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우리 야구계에도 간혹 지도자들이 겉모습만 보고 선수들을 판단하여 명마와 양마를 분간하지 못해 미래의 명마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선수들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어두워 준마가 될 선수를 놓치고 평범한 선수를 겉모습만 보고 준마가 될 것으로 착각하여 데려와 수억을 허공에 날리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왔다.

 

▲ 김재박은 명문대 감독들이 뽑아주지 않아 지방으로 내려가야 했다. [사진=박용진 감독 제공]

1994년도에 필자가 모 구단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그 당시 4억이란 큰 계약금을 주고 투수를 스카우트해 왔는데 한 경기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먹튀(프로스포츠 리그에서 높은 계약금이나 연봉을 주고 데려온 선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만 하다가 퇴출시킨 경우도 있었다.

겉모양같은 것은 전혀 보지 않고 그 속만을 보는, 또 보아야 할 점은 정확하게 보고 볼 필요가 없는 면은 보지 않는 것은 신기(神技)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겉모습만 보고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여 관심을 두지 않은 선수가 대성한 대표적인 경우로 김재박, 장종훈을 꼽을 수 있다. 김재박은 명문대 감독들이 뽑아주지 않아 지방대인 영남대에 눈물을 머금고 가서 성공한 경우이다. 장종훈은 빙그레 이글스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대성한 경우이다.

 

▲ '홈런왕' 장종훈은 연습생으로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했다. [사진=박용진 감독 제공]

오늘날 우리 프로야구계에 스카우트들의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구단의 최고 손실은 거액을 들여 데려온 선수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구단 경비를 아무리 줄여도 선수를 잘못 스카우트해 오면, 한방에 수억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는 미래의 선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야구각 부문에 대한 이론을 습득해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경기장과 연습장을 누비며 선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셋째, 심판진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어야 한다. 넷째, 야구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다섯째, 운동장 밖에서의 생활을 알아야 한다. 여섯째, 병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런 정보들이 모여서 백락의 눈이 되는 것이다.

자, 그러면 이렇게 새로이 발굴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기대하며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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