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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증 한국축구 '유구무언', 시리아 침대축구 일찍 못뚫어 자초한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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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증 한국축구 '유구무언', 시리아 침대축구 일찍 못뚫어 자초한 무승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9.06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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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구자철 외 황희찬-권창훈 영건까지 내보내고도 날카로운 공격 실종 무득점…같은 조 이란도 중국과 0-0 '그나마 다행'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시리아의 침대축구가 후반 초반부터 시작됐지만 그래도 한국축구는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일찌감치 시리아의 침대를 파괴하지 못한 것은 한국의 책임이다. 한국 축구의 공격은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무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볼 점유율 6-4 이상일 정도로 경기 운영에서는 앞섰지만 단 1골을 넣지 못하고 득점없이 비겼다.

한국은 이날 무득점 무승부로 A매치 12경기 연속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축구가 최근 골을 넣지 못한 경기는 지난해 8월 9일 북한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0-0으로 마친 이후 13개월 만의 일이다. 또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이어져왔던 9경기 연속골과 9연승도 끊겼다.

시리아의 침대축구가 후반 초반부터 시작됐지만 한국으로서는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그 정도로 한국의 공격은 무뎠다. 경기장의 떡잔디 탓을 해보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어차피 시리아도 동남아 특유의 떡잔디에는 그다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한국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으로 하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현대)을 공격 2선으로 내보냈지만 전반 7개의 슛 가운데 단 1개가 유효슛이었을 정도로 공격 효율이 떨어졌다. 지동원은 중국전과 달리 고립됐고 이청용과 이재성은 좌우 풀백으로 나선 오재석(감바 오사카)과 이용(상주 상무)의 오버래핑 지원을 받지 못해 허둥댔다.

60분이 넘도록 골이 나오지 않자 슈틸리케 감독은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권창훈(수원 삼성) 등 영건에 기대를 걸었다. 이재성과 구자철을 빼면서 올림픽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황희찬-권창훈 콤비 플레이에 기대를 걸었지만 시리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에 비해 시리아는 승점 1을 따내는 것이 애당초 목적이었던 듯 후반 초반부터 대놓고 누웠다. 시리아 골키퍼는 별다른 충돌이 없었는데도 계속 고통을 호소하며 잔디 위에 굴렀다. 그러나 한국의 슛이 나왔을 때는 언제 아팠냐는 듯 몸을 날리는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7개의 슛을 때리면서도 유효슛은 단 1개에 그치면서 좀처럼 시리아의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시리아가 수비를 아래로 내리면서 웅크린 것이 아니었는데도 패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데다 원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종종 고립되면서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후반 초반 코너킥 상황에서 시리아의 골문을 거세게 두들겼지만 골키퍼의 선방까지 이어지면서 골문을 열지 못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20세 막내' 황희찬을 내보냈다. 지동원을 왼쪽 측면으로 내리면서 황희찬을 원톱으로 세워 시리아의 수비를 공략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황희찬은 투입되자마자 후반 24분 직선 패스를 받아 시리아의 페널티지역을 투입하며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황희찬의 투입이 한국 공격에 얼마나 큰 힘을 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25분 이후 중국을 상대로 2골을 내주기도 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그러나 시리아의 침대축구에 비난할 자격은 없었다. 애초부터 날카로운 공격력으로 시리아의 골문을 열었으면 될 일이었다. A조에서 FIFA 랭킹 105위로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시리아를 상대로 비록 원정(실제로는 중립)이었다고는 하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그래도 하나 다행인 것은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란이 중국과 득점없이 비겼다는 점이다. 일단 이란과 한국이 1승 1무(승점 4)로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골득실에서 앞선 이란이 1위, 한국이 2위다. 시리아와 홈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우즈베키스탄의 카타르전 결과에 따라 A조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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