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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챔프' 정현, 진정으로 워너비 이형택 뛰어넘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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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챔프' 정현, 진정으로 워너비 이형택 뛰어넘으려면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3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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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에 AG 남자 복식 준우승…이형택 "뚜렷한 목표 정하고 꾸준히 세계랭킹 올려야"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8·삼일공고, 세계랭킹 190위)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을 알렸다.

정현은 29일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임용규(23·당진시청, 세계랭킹 402위)와 짝을 이뤄 출전, 인도의 사케즈 미네니(27)-사남 싱(26) 조를 2-0(7-5, 7-6[2])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정현과 임용규가 함께 일궈낸 금메달은 한국 테니스가 아시안게임에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만에 따낸 것이다. 남자 복식에서는 1986년 김봉수-유진선 조에 이어 28년만이다.

더구나 사남 싱은 광저우 대회에서 솜데브 데바르만과 함께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경험이 있는 노련한 선수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정현이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 이형택(오른쪽)이 29일 인천 열우물테니스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임용규와 함께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따낸 정현의 금메달을 만지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탄탄히 다져온 실력을 아시안게임에서 십분 발휘하며 세계무대에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던 정현은 올해 사실상 자신의 주니어 마지막 대회로 출전한 장호 홍종문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정현은 이미 그랜드슬램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지난달 US오픈에 출전해 성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던 정현은 국내 최연소로 예선 1라운드를 통과하며 화제를 모았다. 비록 그의 도전은 2라운드에서 멈췄지만 정현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얻으며 세계로 뻗어나갈 채비를 갖췄다.

정현의 우상은 한국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이형택(38)이다.

정현은 2007년 그랜드슬램인 US오픈에서 4회전(16강)까지 진출하고 세계랭킹 최고 36위까지 기록했던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인 이형택을 롤 모델로 성장해온 '이형택 키즈'다. 또 그의 부친은 삼일공고 정석진 코치, 형은 건국대 테니스 선수인 정홍(21)이다. 테니스 가문에서 그는 쑥쑥 성장해왔다.

정현의 어머니 김영미(45) 씨는 이날 아들의 우승 현장을 지키면서 “내년에 그랜드슬램에서 1승을 거두는 게 지금 아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다”며 “어렸을 때부터 이형택을 보면서 운동을 했는데 이형택을 넘어설 수 있는 선수가 꼭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정현이 29일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승리가 확정된 순간 라켓을 놓은 뒤 두손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결승전을 직접 관전한 이형택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형택은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남자 복식에 출전했지만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형택은 “내가 해내지 못했던 일을 정현이 해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형택은 “정현은 작년에 윔블던 주니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성인이 되기 전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따냈다”며 “한국 테니스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게다가 랭킹도 180위까지 올렸다. 나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배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남겼다. 이형택은 “힘 대 힘으로 붙으면 서양 선수들을 이기기 쉽지 않다”며 “자기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니시코리 같은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한 템포 빨리 잡아 친다. 이런 무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정현이 이뤄줬으면 하는 것도 언급했다. 이형택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뚜렷한 목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나는 일본 선수들을 보면서 그랜드슬램 16강이나 투어 우승 등을 꿈꿔왔다. 또 세계랭킹을 꾸준히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를 제패한 정현은 “한국에서 테니스 하면 이형택 형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이제는 내가 형택이 형을 뛰어넘고 싶다”며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경험은 충분히 쌓았다. 정현이 계속되는 투어에서 이형택이 조언했던 자신만의 무기를 만든다면 세계무대에서도 출중한 기량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현이 자신의 워너비 이형택을 넘어서는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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