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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혜빈, "현재를 가장 즐기게 해주는 커피 같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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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혜빈, "현재를 가장 즐기게 해주는 커피 같은 배우"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0.0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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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데뷔 14년 차 전혜빈(31). 그는 그동안 연기면 연기, 예능이면 예능, 심지어 춤부터 노래까지 못 하는 것이 없는 대한민국 연예계 대표 만능 엔터테이너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연예계 모든 분야를 잘한다는 평가가 마냥 좋을 수는 없었다. 누가 뭐래도 전혜빈은 현재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그토록 원하던 '진짜' 연기자로서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드라마 '조선 총잡이'를 통해서다. 이제야 연기에 '맛'을 느낀다는 배우 전혜빈 그를 집중적으로 탐구해 봤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Q 박영웅 기자] 지난 23일 강남 논현동 한 카페에서 오랜만에 만난 전혜빈은 무척이나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밝았던 이유는 한가지다. 이번에 막을 내린 KBS 2TV 월화드라마 '조선 총잡이'(이하 '조총')를 통해 연기력과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혜빈은 전문 연기자로서보다는 예능에서의 활약이 집중 조명되는 연예인이었다. 연기자가 본업인 그로서는 어쩌면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혜빈은 이런 딜레마를 잘 극복해내고 있었다. 중심에는 '조총'의 최혜원이 있었다.

◆ '조총' 내게 많은 것을 준 고마운 작품, 작은 아쉬움도 있어

전혜빈이 조총에서 소화한 역은 주연 최혜원이다. 최혜원은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 중 한 명으로 액션, 멜로, 가족애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담고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어떻게 보면 '조총'에서 가장 많은 심리적 변화와 여러 장면을 보여줘야 했던 가장 어려운 인물이다. 이런 어려운 최혜원을 전혜빈이 제대로 소화해냈다. 주변의 평가도 좋았다. 전혜빈은 최혜원을 통해 연기의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은 셈이다. 그도 동의했다.

"우선 좋은 평가들이 많아서 고마웠습니다. 사실 최혜원을 소화하면서 다양하고 입체적인 연기를 했어야 했어요. 액션도 있고 이준기와의 사랑. 아버지와의 가족애 모든 것을 다 표현해야 했는데 쉽지는 않았죠. 그래도 노력했어요. 잘하기 위해서요. 다행히 평가가 좋아서 좋습니다. 혜원이를 통해 (연기자로서) 많은 것을 얻은 셈이죠."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하지만 최혜원이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낸 전해빈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배우라면 당연히 그럴 법한 이야기들이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최혜원이 잘 나온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어요. 마지막 박윤강(이준기 분), 정수인(남상미 분)과의 삼각로멘스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녹이지 못한 것이 아쉽더라고요. 하지만 불만이 있는 건 아니예요. 역사적 배경을 소개했던 드라마라 시간이 없었다는 것 이해하니까요."

◆ '조총' 속 전혜빈 연기력 급상승 평가에 대한 생각

전혜빈이 '조총'을 마무리하고 나서 듣는 말 중 가장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연기력이 빠르게 올라왔다는 소리란다. 실제 '조총'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 부분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연기와 관련해 무엇을 준비했길래 이렇게 발전했는지 궁금했다.

"노력과 경험이 바탕이 됐던 것 같아요. '조총'은 사극 요소가 많았던 퓨전드라마였죠. 그래서 예전에 출연했던 전통 사극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죠. 노력도 많이 기울였어요. 제 돈을 직접 내고 연기 레슨도 받으며 조총을 통해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악을 물고 했던 거죠. 비록 지금은 반밖에 못 보여줘 아쉽지만요."(웃음)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조총'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쿨하게

전혜빈에게는 기분 좋은 '조총'이다. 하지만 비판도 만만치 않았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너무 이준기 중심의 드라마다 보니 역으로 수준급의 조연들이 죽고 말았다는 비판, 시청률이 겉보기에는 1위지만 실제 '조총'의 시청률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비판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혜빈은 쿨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히어로물 자체가 영웅주의 위주로 가야 하는 것이 맞는다고 봐요. 그래서 이준기 중심이라 주연들이 상대적으로 죽었다는 등의 비판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모든 배우가 불만을 가지고 이런 것을 거론한다면 드라마는 산으로 가는 법인 거죠. 드라마가 잘되려면 단합하고 대본과 연출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청률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 다 낮아지는 추세 아닌가요? 전 1위로 드라마를 마무리했다는 것에 만족해요. 다시 말하지만 '조총'은 저에게 고맙고 많은 것을 준 작품이에요."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예능인과 연기자 두 개의 길

전혜빈 하면 여전히 예능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 2002년 시트콤으로 데뷔한 이후 전혜빈을 가장 크게 알리게 해준 것은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이었다. 당시 전헤빈은 대한민국 예능의 아이콘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몇 번의 예능 실수를 통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전문 연기자로서의 길이 본업인 전혜빈에게는 어쩌면 위험한 일 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맞아요. 제가 되고 싶은 첫 번째는 전문 연기자죠. 하지만 전 여러 가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능에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춤이나 무대에서의 경험 등."

"이제는 연예인도 예전처럼 한 가지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문성을 갖춘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 실력을 키우는 것은 당연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예능에도 꾸준히 출연하고 싶어요. 예능 때문에 울고 울었지만, 지금은 이거 없이는 못살아요."(웃음)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이처럼 전혜빈은 예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특히 그는 올 초 폐지된 SBS 공익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를 기억하며 공익 예능에 대한 여전한 관심을 보여줬다. '심장이 뛴다'에서 전혜빈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열정을 다하며 소방관으로서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예능도 종류가 있죠. 이중 저는 '심장이 뛴다' 같은 예능은 언제든지 할 거예요. '심장이 뛴다' 같은 공익성 있는 예능은 저 자신이 느끼는 보람이 너무 커서 좋은 것 같아요. 시즌 2 때 반드시 불러주세요."

마침 예능 이야기가 나오다. '전혜빈은 가수출신 맞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오자 꼭 한마디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제가 가수 출신인 거 많은 분이 아시죠. 하지만 연기자로 전향하고 나서는 가수 출신이라는 사실이 싫었어요. 그래서 춤, 노래를 멈췄죠. 하지만 지금은 후회가 돼요. 연기하면서 노래를 계속 부를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요. 다른 분들도 이런 상황이 온다면 후회를 남기지 않는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전혜빈이 가진 배우로서의 욕심, 연기관

다재다능하고 만능 연예인인 전혜빈. 하지만 누가 뭐라든 그의 본업은 연기다. 이런 걸 너무 잘 아는 그이기에 배우로서의 욕심과 연기관이 확고했다.

"솔직히 주연 욕심이 있어요. 이번 '조총'처럼 공동 느낌의 주연이 아닌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말이죠. 그래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요. 기회가 오기 전까지 저는 무조건 주, 조연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이런 욕심과 목표가 생긴 이유는 간단해요. 배우는 본래 자신의 대표작을 갖는 것이 꿈이잖아요. 나만이 해낸 드라마나 영화, 생각만 해도 행복해요."

배우로서의 욕심과 목표가 확실한 전혜빈은 연기관 역시 열정이 넘쳤다.

"연기관이요? 어떤 연기도 최선을 다하자죠. 주어진 캐릭터에 애착을 가지고 말이죠, 이래야 한 드라마나 작품 내에서 다른 배우들이나 제작진, 드라마 전체에 피해를 주지 않게 되는 거예요,"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30대 여자 전혜빈을 말하다.

전혜빈은 올해로 활동한 지 무려 14년 차를 맞았다. 철부지 20살 때 시청자들을 만났던 그가 이젠 성숙한 여인이 된 것이다. 이젠 진짜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해야 할 나이다. 하지만 전혜빈에게 우선순위는 역시 연기였다.

"결혼이요? 아무래도 30대라는 것 자체는 인생의 가장 큰 변화가 오는 시기죠. 그러나 난 현재 일에 몰두하고 싶어요. 솔직히 결혼은 35세쯤에 하고 싶어요. 아직 3년이 남은 거고 이 시간 동안은 연예도 결혼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여자 전혜빈보다는 연기자 전혜빈으로 더 비춰지기 위해 발전하고 노력하는 일만 해야 한다는 소리죠."

"다만 너무 일벌레처럼 사는 것은 피하고 싶어요. 여러 다양한 취미 생활도 살리면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맞긴 하죠."

마지막으로 전혜빈은 자신을 한 줄로 표현해 달라는 부탁에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답변을 내놨다.

"오늘 이 순간 현재를 가장 즐기게 해주는 커피 같은 배우죠."

[취재 후기] 전혜빈에 대해서 길게 말할 게 없다. 너무 매력이 넘쳐서 시청자들의 심장을 뛰게 해줄 만능열쇠 같은 연기자다. 털털함과 시원스러운 성격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배우로서 최고의 무기다. 신식 총보다 더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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