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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 종영①] 산뜻한 마지막회, 떠나보내기 싫은 노량진 노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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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 종영①] 산뜻한 마지막회, 떠나보내기 싫은 노량진 노그래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10.26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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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노량진 공시생과 강사의 삶을 소재로 한 '혼술남녀'는 방송 전, 큰 기대작은 아니었으나 매회 유쾌한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월, 화요일 밤을 신나게 웃겨준 만큼 '혼술폐인'들에겐 더욱 보내기 싫은 드라마가 될 듯하다.

이 드라마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웃픈' 현실적 아픔과 사랑을 담아내면서 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극본 명수현 백선우, 연출 최규식 정형건)가 25일 종영했다.   

◆ '혼술남녀' 마지막회(16회) 줄거리 

진공명(공명 분)은 진정석(하석진 분)과 박하나(박하선 분)를 이어주기로 했다. 앞서 진정석은 동생 진공명을 위해 박하나와 헤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진정석은 박하나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생방송도 아랑곳없이 병원으로 곧바로 달려왔다. 박하나는 사고를 당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와중에도 진공명을 진정석으로 착각했다. 진공명은 두 사람의 진심을 알게 돼 짝사랑을 포기했고, 세 사람 간 삼각관계가 정리됐다.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가 종영했다. 지금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을 사람들을 다정히 불러세우면서. [사진=tvN '혼술남녀' 방송화면 캡처]

황교수(황우슬혜 분)는 민교수(민진웅 분)와의 하룻밤 이후 아이를 임신했고,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됐다. 

진공명, 김기범(샤이니 키 분), 김동영(김동영 분)은 나란히 공무원시험에 불합격했다. 혼자 합격한 정채연(정채연 분)은 구청으로 출근했다. 정채연은 김기범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기로 했고, 김동영은 헤어졌던 여자친구 주연(하연수 분)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혼술남녀'는 등장인물이 혼자 술을 마시는 장면으로 매회 시작됐다. 이날 마지막회는 모두가 각자의 사정으로 '혼술'하는 장면으로 끝났다. '혼술남녀'를 보며 술잔을 기울였던 시청자들에게 선물같은 장면이었다. 

◆ 예능+드라마, 웃기 바쁜 시트콤적 드라마 

'혼술남녀'에는 시트콤을 방불케 한다는 감상이 많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와 내용으로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힐링' 드라마면서도, 개성 강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웃음을 잡았다. 

코믹 명장면은 어느 하나를 꼽기 힘들 정도다. 하석진과 박하선의 코믹 댄스, 박하선과 황우슬혜의 1990년대 댄스 퍼레이드, 황우슬혜의 걸쭉한 입담, 민진웅의 성대모사, 고시생 3인의 자살소동, 가짜 동창회 참석 등 명장면이 가득했다. '깨알같은' 트렌디한 패러디도 적지 않았다.

25일 방송된 16회(마지막회)는 평소보다 40분가량 연장된 분량이었다. [사진=tvN '혼술남녀' 방송화면 캡처]

웃음 코드뿐 아니라, 러브라인도 촘촘하게 진행됐다. 진정석-박하나-진공명, 공명-정채연-김기범 각각의 삼각관계가 얽히고설켰다. 드라마 속 삼각관계는 인물 간 기싸움이 그려지며 시청자들까지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혼술남녀' 속 인물들이 그리는 로맨스는 가볍고 밝은 분위기로 기분좋게 볼 수 있었다. 부담없는 드라마로, 20~30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 악역 없는 드라마,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극중 박하나의 별명은 '노그래'(노량진 장그래)였다. 베테랑 진교수와 달리, 모든 것에 서툰 초보강사 박하나에게 붙은 별명이었다. 강사뿐 아니라, 공시생들의 모습도 비슷했다. 혼술남녀는 '노그래'들의 긍정적이고도 짠한 삶을 담아냈다. 

현실이 버겁기에, 별다른 악역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일까. '혼술남녀' 등장인물들은 다들 저마다의 사정을 갖고 있었다. 

매일 강사들을 붙잡는 김원해(김원해 분) 원장에겐 나름대로의 스트레스가 있었고, 때때로 이기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는 황진이는 노량진 바닥에서 치열하게 생존하려는 강사였다. 

자신을 좋아하는 김기범에게 싸늘하게 구는 정채연은 시험 합격이 급한 공시생이었고, 궁상맞은 행동을 한다고 해서 '노량진 핵궁상'이란 별명을 가진 김동영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갔다. 잠깐이나마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해도, 다들 뜯어 보면 그들만의 속사정을 지니고 있어 도무지 싫어할 수 없는 이들이었다. 그 덕분에 더욱 부담없이, 산뜻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됐다.

'혼술남녀' 후속으로는 오는 31일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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