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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 조정석, 왜 앵커에서 유치원 관리직이 됐나 [플롯초점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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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 조정석, 왜 앵커에서 유치원 관리직이 됐나 [플롯초점Q]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11.10 0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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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질투의 화신'의 이화신(조정석 분)은 유명 앵커다. 이화신은 기자 시절부터 특종을 터뜨렸고, 몸을 사리지 않는 르포에 강했다. 그간 프랜차이즈 음식점 비리, 불법 도박장 등을 고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런 활약들이 지금의 '이화신 앵커'를 만들었다. 이화신은 치명적인 실수(헬기 사건)에도,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됐고 소신있는 발언과 카리스마 있는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유방암 투병을 고백한 후에는 더욱 큰 응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화신은 돌연 9시 뉴스 앵커 자리에서 내쫓겨, 유치원 관리직이 될 뻔한 상황에 놓였다. 본 방송 중, 뉴스 대본에 없던 엔딩 멘트를 내보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는 범죄에 연루된 대기업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고, 해당 기업은 SBC 방송국에 광고를 대고 있어 문제가 커졌다. 

9일 방송된 '질투의 화신'에서는 회사 건물에 내걸렸던 이화신(조정석 분)의 포스터가 철거됐다. 앞서 조정석은 뉴스 진행 중, 자신의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고백해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강도높은 비판으로 유치원 관리직이 될 상황에 놓였다. [사진=SBS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

이화신은 탈세와 벌금 미납으로 노역장에 들어간 D그룹 회장의 '황제 노역'을 지적했다. 쇼핑백을 접는 노역으로 하루 400만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며, 이화신은 "노역장에서 다이아몬드라도 캐는 걸까? 주말, 휴일, 법정공휴일은 일하지 않아도 노역일수에 포함된다. 이쯤되면 소위 말하는 '꿀알바'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꼬박꼬박 세금내며 일하는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쇼핑백을 열심히 접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 회장의 실명까지 거론하는 강도 높은 비판이었다. 

다음날도 다르지 않았다. 이화신은 '부유그룹' 회장이 횡령,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소식을 전했다. 부유그룹은 운영 적자를 이유로, 정규직 근로자들을 대량 해고하고 임시계약직만을 뽑고 있는 상황이다. 이화신은 "'국민의 몸과 마음이 모두 부유해지는 그날까지 부유그룹이 함께 하겠다', 그 진실은 국민이 아닌 최 회장이 더 부유해지는 그날까지였나 보다"며 기업의 이름을 빗대며 뉴스를 마쳤다.

누군가는 시원한 비판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방송국 상황에서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부조PD 최동기(정상훈 분)는 "왜 내가 할 때만 욕을 하는거냐. 뉴스보는 맛은 나는데, 화신이 불안하다"며 난감해했고, 기자 선배 계성숙(이미숙 분)은 "시원한 건 좋은데 살살 해라. 시원하게 긁어주다가 네가 피 보는 수가 있다"고 충고했다. 

9일 방송된 '질투의 화신'에서는 이화신(조정석 분)이 강도높은 비판 멘트로 9시 뉴스 앵커 자리에서 내려와, 유치원 관리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조정석은 실력을 기반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인물이다. [사진=SBS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

결국 처분이 내려졌다. 방송국 사장은 오종환(권해효 분) 국장에게 전화해 이화신이 광고를 날려먹었음을 지적하며 "기자 못 하게 하고, 사내 유아원·유치원 관리원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화신은 이로써 꿈꿔왔던 9시뉴스 앵커 자리에서 내려오고, 기자 직위도 해제될 위기에 놓였다. 이전까지 방송국에 붙어 있던 이화신의 포스터는 철거됐다. 

'질투의 화신'의 이화신은 유방암으로 인해 불임 진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부러 표나리(공효진 분)와 헤어지려 한다. 이 상황에서 '유치원'의 등장은 두 사람의 결혼에 또 다른 에피소드가 되고, '질투의 화신'의 밝음과 유쾌함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드라마 아닌 현실에 적용해 보면 씁쓸한 상황이다. 이화신의 철거된 현수막 문구에 적혀있던 글귀 "소수도 행복한 나라가 우리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는 그 씁쓸함을 더해준다. 

이는 이화신이 자신의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고백하며, 남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달라는 의도에서 했던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신대로 브리핑했다는 이유로 좌천되는 상황을 맞고 말았다. 소수의 용기있는 발언이 '광고'라는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힌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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