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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의 그곳에 가고 싶다] 경기도 사찰여행 안성 칠장사, 대입수능 합격 기원하는 고요한 명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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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의 그곳에 가고 싶다] 경기도 사찰여행 안성 칠장사, 대입수능 합격 기원하는 고요한 명상처
  • 이두영 편집위원
  • 승인 2016.11.1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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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가을 여행지...암행어사 박문수 과거급제 전설 깃들어 학부모 발길 잇따라

[스포츠Q 글 사진 이두영 편집위원] 12일은 광화문에서 대대적으로 촛불을 드는 날이지요? 문득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칠장사가 생각납니다. 의로운 인물, 나라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한 사람들에 얽힌 전설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민백성을 위해 난리를 일으켰던 의적 임꺽정이 떠오르는군요. 조선 명종 시절, 심한 가뭄과 정치권 부패 때문에 서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비탄 속에 스러져 갔고, 이를 보다 못한 백정 임꺽정이 총대를 멘 형국이 벌어졌습니다.

칠장사. 이하 모든 사진은 최근 찍은 것이 아닌, 필자의 DB사진입니다.

당시 명종의 외삼촌 윤형원 등 권력가들은 국민들이 죽든 말든 자기 뱃속 채우기에 급급했습니다. 당시 윤형원은 ‘실세’로 극악의 국정농단을 일삼았습니다.

이를 참다 못한 임꺽정 무리는 3년 여 동안 권세가를 포함해 부자들의 집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러나 그는 장기간에 걸친 관군의 체포작전에 말려 구월산에서 최후를 맞았습니다. 그는 도적활동을 하는 동안 부자를 제외한 다양한 계층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금이 통치를 잘했으면 천민 출신 임꺽정이 그토록 기를 쓰고 상위층 약탈을 하지 않았겠지요. 대통령이 통치를 잘못해 수많은 국민이 광화문에서 촛불을 드는 사정과 임꺽정 시대의 사회상은 닮은 데가 있네요.

안성 칠장사는 임꺽정이 관군을 피해 머무른 곳이며 병해대사라는 스승을 만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병해대사는 가죽신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 ‘갖바치스님’으로 불렸습니다.

이런 연유로 20년 전 방영된 SBS 드라마 임꺽정도 칠장사에서 촬영됐습니다.

칠장사 대웅전과 3층석탑
칠장사 경내에 이르면 소박한 누각 하나가 서 있습니다. 문을 열면 사방팔방으로 공기가 소통이 됩니다.
칠장사

경기도의 숨은 사찰 여행 명소 칠장사는 칠현산(516.4m) 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창건은 7세기로 추정되지만 고려 때 혜소국사의 중창 기록만 확실하게 남아 있습니다.

칠장사라는 명칭은 혜소국사가 깊은 도력으로 도적들을 교화시켰다는 전설과 관련이 있습니다.

본래 칠현산 주변은 외진 곳이어서 산짐승과 도적들이 들끓었답니다. 7명으로 구성된 도적떼가 안성 칠장사에서 못난 짓들을 일삼던 시기의 얘기입니다.

그들 중 한 명이 절 약수터에 놓인 황금바가지를 훔쳐갔고, 그걸 자기네 소굴에서 은밀히 살펴보니 평범한 바가지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7명 모두가 겪게 됐지요. 그들은 비로소 혜소국사의 길들이기였음을 깨닫고 그의 제자가 되었답니다.

결국 일곱 도적은 불교 수행자들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칠장사 뒷산 이름이 ‘칠현산(七賢山)’인 것은 그 때문입니다.

박문수가 과거보러 가던 중 머물렀다는  나한전.

한편 칠장사에는 암행어사로 널리 알려진 박문수가 과거 보러 가던 중 하룻밤 묵었다가 꿈에 과거시험 문제를 봤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대입 수능시험 등 각종 시험에 합격하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꿈에서 봤던 문제가 그대로 나와 장원급제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어쨌든 초조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고요한 산사의 풍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면, 또 무언가에 기대어 대입수능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면 칠장사 방문이 정신건강에 도움은 될 것 같습니다.

안성 봉업사 석불입상.

경기도 사찰여행 명소 칠장사에는 보물급 이상 탱화가 2점이나 있고, 역시 보물로 지정된 ‘인목왕후어필칠언시’ 같은 특별한 문화재도 있습니다.

이 시는 본디 한자로 쓰였지만 풀이된 내용을 옮겨 적어 봅니다.

/늙은 소는 힘쓴 지가 이미 수년이 지나, 목이 부러지고 가죽은 너덜거려 졸리기만 하다, 쟁기질과 써레질은 이미 다 끝났고 봄비 또한 넉넉한데, 주인은 어째서 괴롭게 또 채찍을 든단 말인가?/

인목왕후는 선조의 대비요, 광해군에 의해 죽음을 당한 영창대군의 친엄마였습니다. 작품 속에서 ‘소’는 인목왕후 자신을, 채찍 휘두르는 주체는 광해군을 가리킵니다.

역대급 무능한 통치자 때문에 분노가 일어 마음 정화가 필요한가요?

번잡하지 않은 사찰에서 자식의 대입 합격을 기원하고 싶은가요? 사업 좌절로 사는 것이 팍팍한가요?

하루쯤 시간 버리는 셈치고 안성 칠장사로 여행 한번 떠나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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