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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구자철 결승골로 본 역대 월드컵 예선 '극장골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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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구자철 결승골로 본 역대 월드컵 예선 '극장골 연대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1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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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월드컵 한일전 이민성 결승골 기억 생생…박주영-손흥민도 극적인 결승골 주인공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우즈베키스탄전 결승골은 한국축구 월드컵 도전사에서 또 하나의 극장골로 빛났다.

구자철은 15일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40분 김신욱(울산 현대)의 헤딩 어시스트를 받아 왼발 슛으로 통렬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구자철 결승골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2-1로 역전승, 조 2위로 올라서며 일단 벼랑끝 위기에서 탈출했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구자철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 도전사에서 극장골로 승리를 챙긴 사례가 적지 않다. 구자철 결승골 못지 않게 극적인 장면은 역시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나온 이민성의 '후지산 붕괴 골'이다.

당시 차범근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대표팀은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서정원의 동점골에 이어 이민성의 중거리 슛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현장 중계를 한 송재익 캐스터가 "후지산이 무너집니다"라는 탄성을 내질러 대한민국 국민들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들어줬다. 요즘 말로 하면 극일의 불꽃을 태운 '사이다 골'이다.

차범근 감독 체제의 한국대표팀은 앞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에서도 1-1 동점이던 후반 42분 이상윤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한 적이 있어 두 차례나 승점 3을 따내는 극장골을 만들어냈다.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박주영(FC 서울)이 영웅이 됐다. 당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으로부터 "훅 불면 날아갈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평가절하됐던 박주영이었지만 우즈베키스탄 원정경기에서 0-1로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던 후반 45분 극적인 결승골을 폭발했다.

박주영의 동점골로 승점 1을 간신히 따낸 한국 대표팀은 닷새 뒤 벌어진 쿠웨이트 원정경기에서도 박주영의 선제 결승골에 이동국(전북 현대), 정경호, 박지성의 연속골로 4-0으로 완승,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의 발판을 놓았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박지성의 동점골로 '원정팀의 무덤'인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상대로 1-1로 비겼다. 대표팀은 후반 13분 자바드 네쿠남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박지성의 후반 36분 동점골로 승점 1을 챙겼다. 당시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이란은 승점 1이 뒤져 조 4위에 머물러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김치우(FC 서울)의 극장골이 빛났다. 한국은 2013년 3월 26일 상암벌에서 열렸던 카타르와 홈경기에서 후반 15분 이근호(제주)의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줘 승점 1에 그칠 위기를 맞았지만 손흥민의 추가시간 결승골로 2-1로 이겨 승점 3을 챙겼다.

이어진 6월 레바논 원정경기에서는 0-1로 뒤져 패배 직전까지 몰렸지만 역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치우의 동점골로 승점 1을 챙겼다.

당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4로 같고 골득실에서 1골 앞서 겨우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턱걸이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손흥민의 결승골과 김치우의 극장골로 승점 4를 만들어낸 것은 결정적이었다. 이들의 극장골이 없었다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7회 연속에서 끊길 수도 있었다.

역대 극장골 역사를 볼 때 조 3위로 반환점을 돌 수 있었던 상황에서 러시아 가는 힘겨운 여정에서 구자철이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이 조 2위로 올라선 것은 분명 고무적인 결과다.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평균적으로 두 차례 극장골이 나온 연대기르 되돌아볼 때 앞으로 남은 5경기에서 최소 한 차례는 더 극적인 인생골이 터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자철 결승골처럼 조 1,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이란 또는 우즈베키스탄과 결전에서 승리로 이어지는 결승골이 터져 나온다면 한국의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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