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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트윈스맨' 이병규 "LG 못 떠나"가 프로야구에 주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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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트윈스맨' 이병규 "LG 못 떠나"가 프로야구에 주는 울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1.26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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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이적 생각했지만...", 원팀맨 실종 추세에 던진 헌신의 가치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LG에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적토마’ 이병규(42)가 은퇴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팀을 옮길 생각을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여기서 계속 뛰었는데 LG 트윈스를 떠나지 않고 싶었다”고 했다.

이병규는 LG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17년을 뛰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뛴 3시즌을 제외하면 오직 잠실을 홈으로만 뛰었다.

2016년 퓨처스리그 4할타를 때렸던 이병규이기에 아직도 다른 구단에겐 매력적인 카드일 수 있다. 이병규는 스스로도 “솔직히 지금도 후배들에게 안 뒤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병규는 자신을 위해 목청껏 응원가를 부른 팬들을 결코 등질 수 없었다. 젊은 선수 위주로 리빌딩을 추진한 구단 방침에 서운함을 느꼈지만 평생 '트윈스맨'이 되기로 결정했다.

원팀맨. 오직 한 팀을 위해서만 헌신한 진짜 프랜차이즈 스타가 사라져 가는 추세라 이병규가 프로야구에 전하는 메시지에 큰 울림이 있다.

정근우나 정우람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SK 와이번스의 왕조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었지만 이제는 한화 이글스의 주황색 유니폼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이용규(한화)는 KIA 타이거즈의, 박석민(NC)은 삼성 라이온즈의, 장원준(두산)은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으로 오랜 기간 군림했지만 이젠 그 기억이 희미해져 간다.

강민호(롯데)나 최정(SK)처럼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원 소속구단과 재계약하는 FA 거물들이 오히려 드물어진 게 프로야구의 흐름인 것이다.

매년 겨울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슈퍼스타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샐러리맨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할 천문학적인 금액을 논한다.

‘프로는 돈’으로 말하는 무대이기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으로 향하는 건 당연한 일. 다만 8~10년간 정을 쏟은 선수가 너무 쉽게 떠나버리면 서운하기 그지없는 게 팬이다.

FA 뿐인가.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합류로 KBO리그가 10구단 체제로 불어나면서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가 활성화됐다. 10년 이상 한 팀에서 뛰는 이는 더욱 줄어든다.

LG 팬이라면 다른 유니폼을 입은 이병규를 결코 상상할 수 없다.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하고도 팀을 옮기지 않은 ‘영원한 트윈스맨’ 이병규가 LG 팬들은 그래서 무척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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