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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논점] 루지 특별귀화 갑론을박, 한국스포츠 성과주의의 민낯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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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논점] 루지 특별귀화 갑론을박, 한국스포츠 성과주의의 민낯일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2.01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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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해당 선수를 지도자로 키워서 후진 양성에 힘쓰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식의 귀화는 환영하기 어렵다. 실력과 경력보다 국가에 대한 애정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독일 출신 여자 루지선수의 특별귀화를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한국인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국내 썰매종목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메달을 위해서 꼭 이렇게까지 귀화를 추진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뚜렷한 대립각을 이루고 있다.

▲ 루지 선수 프리쉐의 특별귀화를 놓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한 대한체육회는 루지선수 프리쉐의 우수 인재 특별귀화를 법무부에 추천했고, 5개월 만에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프리쉐는 법무부 면접을 통과하면 한국 국적을 얻는다. [사진=분데스베어 스포르트 매거진 홈페이지 캡처]

1일 법무부와 대한루지경기연맹에 따르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는 지난달 7일 루지선수 에일린 프리쉐(24)의 특별귀화 안건을 상정해 심의한 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통과시켰다.

프리쉐는 일반귀화가 아닌 특별귀화이기 때문에 이중국적을 가질 수 있다. 이 같은 사실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루지 특별귀화 추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은 루지 특별귀화가 한국 스포츠의 성과주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과정보다 결과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까지 해서 메달을 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올림픽의 기본 취지를 망각함은 물론, 기존 극소수 선수마저 몰살하는 아주 일회적인 성적 지상주의의 극치다. 도대체 국가의 올림픽 등수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라고 루지 특별귀화는 성과에 집착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동계 올림픽 순위 좀 떨어진다고 수출 안 되고 국격이 떨어지나? 이런 짓 좀 안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번 루지 특별귀화의 경우 이중국적이 허용되는 만큼 프리쉐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자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외국인 귀화시켜 메달 따면 뭐하나? 메달 가지고 금방 자기 나라로 돌아가겠지”, “귀화해서 메달 따고 평생 연금 받아 송금”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루지 특별귀화가 확정될 경우, 해당 선수가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기술을 전수해 루지의 장기적인 발전에 보탬이 될 거라는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한 누리꾼은 “협회도 일회성 귀화라는 비판을 듣기 싫어할 것이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에 프리쉐를 계속 붙잡아놓고 루지 지도자로 키워 후임을 양성하면 한국 썰매종목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누리꾼도 “비인기 종목은 세계적인 선수의 훈련 노하우와 기술만 전수받아도 실력이 확 는다. 개인적으론 괜찮다고 본다”며 저변 확대, 경쟁의식 고취, 선진기술 전수 등 루지 특별귀화의 나비효과에 찬동했다.

성과만을 강조하는 한국 스포츠의 민낯일까. 아니면 미래를 바라보는 진취적인 시도일까. 루지 특별귀화에서 촉발된 해묵은 귀화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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