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축구 미생’ 박이영(FC상파울리)이 독일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일 무대를 밟은 박이영이 선수 생활 2막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박이영은 지난 29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 밀레른토어 슈타디온에서 슈투트가르트와 2016~2017 독일 2. 분데스리가 원정경기에서 포백의 중앙 수비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었다. 독일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에발트 리넨 상파울리 감독은 “박이영은 수비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모두 잘 해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박이영에게 좋은 평가를 내렸다. 팀은 0-1로 졌지만 박이영은 팀 내 최고인 7.7의 평점을 받았다. 팀에서 가장 많은 6개의 태클을 성공시켰고 볼처리 9회, 가로채기 5회 등 수비에 안정감을 실었다.
박이영이 걸어온 축구 인생을 생각할 때 놀라운 성과다. 서울체고를 졸업한 박이영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필리핀 2부 리그행을 택했다. 필리핀에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유럽 진출을 모색하던 중에는 아마추어 축구팀인 TNT FC에서 체력을 관리하며 경기감각을 유지했다.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리그 등 백방으로 팀을 찾은 박이영은 결국 상파울리 23세 이하(U-23)팀과 인연을 맺었다. 2015년 7월 상파울리에 입단해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나갔고 1년 6개월 만에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슈투트가르트전을 앞두고 센터백 쇠렌 곤터가 부상을 당했고 수비형 미드필더, 오른쪽 수비수가 주 포지션인 박이영이 곤터의 빈자리를 메웠다. 익숙지 않은 위치였지만 박이영은 간절히 바랐던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독일에서 데뷔전을 치른 박이영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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