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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없으면 어떠랴' 종횡무진 찬스메이킹 빛난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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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없으면 어떠랴' 종횡무진 찬스메이킹 빛난 손흥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3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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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들 몰고 다니며 공간 창출, 레버쿠젠 2-0 승리 기여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물이 올랐다. 공격포인트는 한 번 쉬어가도 된다. 손흥민(22)이 없으면 레버쿠젠의 승리도 없다.

손흥민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러시아)와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리그 3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0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손흥민이 왜 레버쿠젠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는지, 왜 레버쿠젠이 그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그토록 반대했는지를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해도 가장 빛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그는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으로 제니트의 허를 찔렀다.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동료들이 보다 좋은 찬스를 잡을 수 있게끔 도왔고 공격 방향을 전환하는 창의적인 패스를 여러 차례 찔렀다.

그는 이날 경기 양팀 출전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5번의 찬스를 만들었다. 제니트 수비수들은 손흥민이 뿌리는 패스 줄기를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손흥민은 공격수임에도 패스 성공률이 81.8%에 달해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

전반 31분 손흥민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예리한 스루패스를 넣었다. 39분에는 카림 벨라리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크로스 길을 열어줬다. 수비수 2명이 붙는 바람에 공간이 생기자 욕심 내지 않고 오른쪽으로 가볍게 밀어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후반 12분 레버쿠젠의 첫 골 과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칸 찰하노글루의 패스와 지오리오 도나티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주목을 받았지만 손흥민이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끌고 들어가지 않았다면 오른쪽 공간은 열리지 않았다.

물론 도우미 역할에만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전반 39분에는 킬러본능을 뽐냈다. 전반 39분 25m 지점에서 왼발로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슛은 유리 로디긴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반 34분 핸드볼 파울을 범한 웬델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자 활동량을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 팀의 무실점 승리를 향한 열망을 보인 점도 꽤 고무적이었다. 실력은 기본, 근성까지 갖춘 그를 향해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 18일 2014~15 분데스리가 8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2골을 작렬하며 득점 감각을 과시중인 손흥민은 커리어의 약점이었던 챔피언스리그마저 정복해가고 있다. 지난 2일 2차전 벤피카전 골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맹활약하며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레버쿠젠은 찰하노글루의 2도움에 힘입어 제니트에 완승을 거뒀다. 찰하노글루는 후반 12분 도나티의 중거리슛을 도왔고 18분에는 정확한 프리킥으로 키리아코스 파파도풀로스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로써 2승1패(승점 6)가 된 레버쿠젠은 제니트(승점 4)는 물론이고 벤피카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모나코(승점 5)까지 제치고 조 선두로 치고 올랐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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