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현장] 여자축구대표팀 캡틴 조소현 코믹댄스, 축제장이 된 김포공항
상태바
[SQ현장] 여자축구대표팀 캡틴 조소현 코믹댄스, 축제장이 된 김포공항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13 2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센추리클럽 가입 기념 트로피에 남자친구 꽃다발까지 받으며 함박웃음…"북한서 즐기지 못한 세리머니 풀었다"

[김포공항=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춤춰라, 춤춰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본선행 기적을 이뤄낸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캡틴' 조소현(인천 현대제철)에게 춤출 것을 종용했다.

이미 입국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은 조소현은 선후배 동료들의 요구에 못 이기는 척 앞으로 나와 방송인 전현무의 모 드링크 광고 댄스를 추며 여자 아시안컵 본선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조소현은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여자 아시안컵 예선이라는 부담을 이겨내고 다소 긴장을 풀고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통해 A매치 100번째 출전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백전노장'이 된 조소현에게도 북한 원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동아시안컵이나 인천 아시안게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등을 통해 북한과 자주 만나기는 했지만 평양에서 경기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캡틴'으로서 책임감과 부담감도 남달랐다.

조소현은 "지금 선수단 분위기는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사실 평양에서도 분위기는 좋았다. 사진도 찍었다"며 "5만 관중이 모인 김일성 경기장에서도 선수들이 압박감을 이겨내고 잘 뛰어줘서 고맙다. 본선 티켓을 따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 조소현은 북한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조소현은 "같은 언어를 사용해 신기했지만 경쟁이라 질 수 없었다. 진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고 해보자는 의욕이 강했다"며 "북한 선수들과 충돌이 있었는데 살벌하고 치열했다. 그런 경우가 드문데 일부러 북한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보였다. 지고 싶지 않아 우리도 신경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1-1로 비긴 뒤 홍콩전에서 어려움도 토로했다. 조소현은 "홍콩전도 북한전 이상으로 관중이 많았고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북한 관중들이 홍콩을 응원하더라"며 "근육이 붓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반에 골을 넣어 한숨을 돌렸고 후반에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다보니 다득점 승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즈베키스탄전까지 마치고 본선행을 결정지었지만 북한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경기장에서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며 "오늘에서야 그 기쁨을 푼다"고 덧붙였다. 조소현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이틀 동안 꾹꾹 참았던 흥을 김포공항에서 터뜨렸다.

조소현은 인터뷰에 앞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자신을 모형으로 한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념 트로피를 받았고 남자친구로부터 깜짝 꽃다발을 받기도 했다. 남자친구의 '로맨틱'한 깜짝 꽃다발 증정에 선수단도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대표팀 선수들의 재잘거림으로 김포공항 입국장이 쩌렁쩌렁 울렸다.

이래저래 2017년 4월 13일 김포공항 입국장은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즐거운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물론 어느 누구도 "시끄럽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도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함께 즐거움을 나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