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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년만 복귀한 송윤아, '마마'로 얻은 세 가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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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년만 복귀한 송윤아, '마마'로 얻은 세 가지 선물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1.03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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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송윤아는 ‘마마’ 시청자들이 해 주는 칭찬 중 이 말이 가장 기쁘다고 했다. “이렇게 연기가 힘들 줄도, 좋은 드라마가 될 줄도 몰랐다”고 입을 연 그녀는 배우들의 연기력, 유윤경 작가의 극본,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낸 김상협 PD에게 감사를 표했다. 감사할 이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송윤아 또한 얻은 것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인공 한승희를 연기한 송윤아에게 ‘마마’와 함께 한 시간은 장면이 고비이고 힘겨웠지만 기쁘기도 했다.

[스포츠Q 오소영 기자] ‘마마’ 종영 후 지난 23일, 송윤아를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 6년만에 복귀한 그녀의 첫 마디는 '감사'였다. “‘마마’는 감사함 투성이죠. 감사할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마마’에서 얻은 선물 또한 많았다. 송윤아는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마마’, 그리고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 [사진=MBC '마마']

◆ 선물 하나, 좋은 드라마 ‘마마’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죠”

‘마마’는 송윤아가 ‘온에어’ 이후 6년만에 선택한 드라마 복귀작이다. 시한부 삶을 사는 주인공 한승희를 연기한 송윤아의 연기력은 매회 화제가 되며 시청자들의 칭찬을 이끌어냈다. 이를 연기한 송윤아에게 ‘마마’는 어려운 작품이었다.

“사실 ‘마마’가 이렇게 좋은 작품이 될 지도, 한승희를 연기하는 게 어렵고 힘들 줄도 몰랐어요. 연기하며 매 장면마다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건 처음이에요. 매 촬영마다 한숨을 쉬었죠.”

슬픈 드라마라고 해서 ‘마마’는 우는 장면이 특히 많거나 하는 신파극은 아니었다. 승희는 죽음이 결정된 상황을 연기하는 인물이었지만 약한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 그보다는 여러 인물을 대하며 감정의 기복을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

“전작 ‘온에어’의 경우에는 누군가 칭찬을 해주면 신났어요. 그런데 이번엔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셨지만 그걸 보는 자체가 부담이 됐어요. 사람도 잘 안 만나고 촬영 중간에 인터뷰를 갖지도 않았어요. 너무 힘들고 두려웠거든요.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눈이 마주치면 웃어야 하는데, 감정이 깨질까봐 그러지도 못했죠. 스태프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어요.”

 

◆ 선물 둘, 마흔 줄에 얻은 친구 문정희 “죽을 때까지 감사할 것”

송윤아는 ‘마마’의 시청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녀는 “유윤경 작가의 대본과 김상협 PD의 연출로 ‘웰메이드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다른 배우로 대체할 수 없을 캐스팅은 환상적이었다”고 표현했다.

모든 배우의 이름을 언급해 가며 칭찬한 송윤아는 서지은 역의 상대 배우 문정희에 대해 길게 언급했다. ‘마마’는 남녀간 조합보다 여성과 여성, 한승희와 서지은 간의 조합이 빛났다. 이들의 다정한 모습으로 ‘워맨스(Woman+Romance)’를 그렸다.

“저는 문정희라는 배우에게 죽을 때까지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살 거예요. 서지은을 문정희가 아닌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한승희는 없었을 거예요. 문정희였기 때문에 한승희와 너무 잘 맞았고 어울렸어요. 문정희씨가 승희의 모든 감정을 이끌어줬죠. 정말 연기를 잘 하고 현명한 친구예요. 에너지도 강해서 자신의 힘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죠.”

'마마'의 명장면 중 하나는 한승희가 엄마 까투리 이야기를 하며 아들 그루에게 자신의 시한부 삶에 대해 고백하는 장면이다. 슬픔의 절정을 찍은 그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눈물을 쏟았다. 그 장면을 찍기 전, 문정희와의 대화는 힘이 됐다.

“그 때가 몸과 마음이 너무 지친 최악의 상황이었어요. 부담이 커서 며칠간 잠을 제대로 못 잤죠. 그런 새벽에 정희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내가 너무 힘들어서 이 장면을 망칠 것 같다’고, ‘정희야 도와줘’ 하고. 응원의 답이 왔는데 그걸 보고 기운이 났어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런 좋은 친구를 얻었다는 게 행복해요. 정희도 영화 ‘카트’ 홍보차 가서는 제 얘기를 하길래 ‘얘는. 영화 얘길 해야지.’ 했죠. 호호.”

그래서인지 일각에서 올해 연기대상 수상자로 송윤아를 꼽는 것에도 대상보다는 문정희와의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다고 쾌활하게 답했다.

“상을 안 받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하지만 상을 받기 위해 연기나 작품을 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물론 (대상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해 주시면 기분은 좋죠. 대상은… 음… 저는 문정희 씨와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네요.”

 

◆ 선물 셋, 응원의 목소리 “‘송윤아씨 응원해요’라는 말, 감사하면서도 슬퍼요”

‘마마’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시청률을 얻었다. 여기에는 송윤아의 연기력의 영향이 컸다. 오랜만의 복귀작에 시청자들은 그녀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한승희에 대한 호감은 송윤아에게로 이어졌다.

“한승희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제게까지 오더라고요. 송윤아에게 관심과 사랑이 쏟아진 거죠. 식당이나 길에서 시민들이 제 손을 잡으면서 ‘저는 송윤아씨 응원해요’라고 하시면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해요. 정말 저를 좋아해주셔서 하는 말씀인데, 그걸 알면서도 아픔이 스멀스멀 올라와요. 그 말은 감사함과 동시에 참 슬픈 표현이기도 해요. 내가 어쩌다 이런 말을 듣게 됐을까 싶기도 하고.”

그동안 송윤아는 설경구와의 결혼과 관련해 사람들의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녀는 이와 관련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부르짖고 싶고, 아니라고 소리도 지르고 싶었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결백을 주장하고 싶었죠. 그런데 그런 것조차 다 의미가 없더라고요. 초월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제가 얘기를 안 해도 된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제 진심을 일일이 알려주는 게 욕심이란 걸 알았어요. ‘윤아야, 사람들이 안 알아준다고 해서 상처받지 않아도 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좀 편해졌어요.”

송윤아는 인터뷰 중간중간 남편과 아들 등 가족에 대해 말했다. 그 눈과 말에는 사랑이 담뿍 담겨 있었다.

“남편이 원래 눈물이 많은지는 알았지만 드라마 보면서 혼자 많이 울더라고요. 우리 아들은 관심이 오로지 그루에게 있었어요. ‘엄마, 그루형은 캐나다에서 왔는데 왜 영어를 안 해요?’, ‘그루형은 왜 엄마한테 소리를 질러요?’ 그런 질문들을 했어요. 호호.”

[취재후기] 인터뷰를 위해 만난 ‘마마’ 출연진들은 모두 송윤아에게 반해 있었다. 연기력은 두 말 할 것 없고 소탈한 인간적 면모 때문이었다. 그 말처럼 송윤아는 꺼리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먼저 말을 꺼내는 등 솔직하고 거침없는 배우였다.

6년만의 공백을 깨고 복귀에 성공한 송윤아에게 2014년은 어떤 의미일까. 그녀는 일과 가족을 함께 언급했다.

“저는 제가 일을 하면 가정이 안 돌아가는 줄 알았어요. 그동안 쉬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일을 해도 집은 돌아가고 아이는 잘 크더라고요. 2014년은 이걸 알게 해 준 한 해였죠.”

아직 차기작 계획은 없다지만 이 말은 앞으로 이 매력적인 배우를 볼 기회가 더 많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했다.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해 본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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