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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 거포' 나주환, SK와이번스 순항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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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 거포' 나주환, SK와이번스 순항 비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6.2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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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 전 포지션 소화, 9홈런은 덤

[문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딱’ 하는 순간 나주환(33·SK 와이번스)은 방망이를 던지지 않고 타구를 쳐다봤다. 넘어가는 건 확실, 좌측 폴 안쪽이냐 바깥쪽이냐의 문제였다.

스리런포였다. 스코어는 단숨에 5-0이 됐다. 나주환의 시즌 9호 홈런 덕에 SK 와이번스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홈경기에서 NC 다이노스를 7-1로 가볍게 눌렀다. 시즌 36승(31패)째.

동에 번쩍 서에 번쩍. 2017시즌 나주환이 SK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어떤 포지션에서도 제몫을 해낸다. 이번엔 유격수로서 제몫을 다했다.

▲ 나주환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도 모자라 타석에서 홈런까지 펑펑 때리며 SK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나주환이 있어 야수들을 관리할 수 있다. 전부 다 돌아가며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가 있어서다.

나주환은 2017년 1루수로 18타석, 2루수로 60타석, 3루수로 34타석, 유격수로 72타석을 소화했다. 심지어 지난 14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포수 마스크까지 썼다.

양대 포털사이트 검색 창에 나주환의 이름을 치면 ‘포수’가 자동 완성으로 따라붙을 정도이니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정석이 바로 나주환이다.

홈런 전체 공동 17위 나주환이다. 나성범(NC), 나지완(KIA), 김하성(넥센), 최준석, 전준우(이상 롯데) 등 프로야구에서 ‘한 덩치’ 하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내야수로 포지션을 좁히면 홈런 공동 10위가 된다. 나주환의 위에는 팀 동료 최정과 제이미 로맥, 재비어 스크럭스(NC), 윌린 로사리오(한화), 닉 에반스(두산), 다린 러프(삼성)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이 포진해 있다.

토종까지 범위를 넓히면 이대호(롯데), 이승엽(삼성), 박경수(kt)만이 나주환보다 많은 홈런을 때렸다. 최정(3루수), 박경수(2루수)를 제외하면 나열한 이들의 자리는 1루수 혹은 지명타자다.

나주환의 연봉은 고작 1억5000만원이다. 2014시즌 후 자유계약(FA)으로 풀린 그는 시장에 나갔다 돌아왔다는 이유로 헐값인 1+1년 총액 5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연봉이 5000만원 삭감되는 아픔을 겪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그에게 큰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유격수 박승욱, 2루수 김성현의 백업 정도가 그의 역할이라 봤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멀티 자원이 필수적인데 리그 최고의 팔방미인을 다름 아닌 SK가 보유하고 있다. 수비만 잘해줘도 고맙기 그지없는데 대포까지 펑펑 때린다.

김광현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오프 시즌 동안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던 SK가 승패 마진 +5, 5위로 순항하고 있다. 나주환이 중심에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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