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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경쟁력, 베테랑 존재감 보여준 'K리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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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경쟁력, 베테랑 존재감 보여준 'K리거의 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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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차두리 도움에 이은 뒤늦게 핀 꽃 한교원 헤딩골, 요르단전 1-0 결승골 합작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포함된 가운데 얼마 되지 않는 K리거가 힘을 발휘했다. 선제 결승골을 합작한 선수도 바로 K리거였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오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전반 34분에 나온 한교원(24·전북 현대)의 헤딩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한교원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선수는 바로 차두리(34·FC 서울)였다. 열 살 터울의 두 선수는 이날 오른쪽 풀백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로 나와 호흡을 맞추며 요르단의 왼쪽 수비를 부지런히 흔들었다.

▲ 한국 한교원이 14일 요르단전에서 차두리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제 결승골이 나온 것 역시 차두리의 활발한 오버래핑에서 비롯됐다. 차두리의 오버래핑에 이은 정확한 '택배 크로스'는 그대로 한교원의 이마에 적중했다.

한교원과 차두리는 이번 대표팀에서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단 2명 뿐인 K리거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즌 막바지인 K리그 일정을 고려해 단 4명의 K리거만 선발했다. 이 가운데 2명이 정성룡(29·수원 삼성)과 김승규(24·울산 현대) 등 골키퍼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필드에서 뛰는 K리거는 한교원과 차두리 뿐이다.

◆ 비주류에서 주류 도약한 한교원, 대표팀 성공시대 열다

한교원은 정통 엘리트 코스와는 거리가 멀다. 고교시절 충주상고의 주축선수였지만 축구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했다. 조선대에 진학할 예정이었지만 인원이 꽉 차는 바람에 밀려나듯 조선이공대로 진학했다.

같은 재단의 전문대로 진학했지만 한교원은 2010년 대학축구 U리그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이며 맹활약했다. 한교원의 득점력을 본 허정무 당시 인천 감독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결국 2011년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한교원은 지난 시즌까지 15골과 6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공격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줬다.

한교원은 최강희 감독의 눈에도 들어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처음으로 비주류에서 주류로 도약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첫 적응은 쉽지 않았다. 지난 3월 8일 부산과 개막전에서 골을 넣긴 했지만 이후 선발과 대기 명단을 오르내렸다.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 한교원이 넣은 골은 단 2골에 불과했다.

▲ 한교원(오른쪽)이 14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헤딩골을 넣은 뒤 박주영(가운데)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한교원은 차두리와 함께 유일한 K리그 필드 플레이어로 결승골을 합작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월드컵 휴식기가 지난 뒤 한교원이 달라졌다. 월드컵 휴식기가 끝나자마자 치러진 부산과 경기에서 골을 넣은 한교원은 8월 3일 전남전부터 8월 9일 성남FC전까지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올 시즌 10골과 3도움을 기록한 한교원은 이동국(35) 다음으로 전북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전북의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에는 이동국 말고도 한교원이 있었다.

이런 활약은 한교원을 대표팀으로 이끌었다. 지난 8월 25일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소집된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한교원은 지난달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를 앞두고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중동 원정 2연전 대표팀에도 소집된 그는 선발 출전을 통해 자신의 A매치 4경기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한교원이 맡고 있는 오른쪽 측면은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의 붙박이 자리다. 그러나 대표팀은 언제나 더블 스쿼드를 유지한다. 이 자리에는 이근호(29·상주 상무)나 남태희(23·레퀴야)도 설 수 있는 자리다. 그러나 한교원도 결코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 은퇴가 웬 말? 회춘 모드로 전환한 '차미네이터'

슈틸리케 감독의 말이 맞았다. 대표팀에는 언제나 베테랑이 필요하다. 베테랑은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할 수 있고 스스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차두리는 베테랑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팀내 최고참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다독일 줄 알면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내기 때문이다.

▲ 차두리가 14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한교원의 헤딩골을 정확하게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했다. 요르단전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차두리. [사진=뉴시스]

차두리는 평소 후배들에게 자상하다. 이동국이 있었을 때는 대표팀 두번째 형님으로서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며 경험을 전수한다.

하지만 차두리는 경험을 전수하는 것을 떠나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에 서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사실 차두리는 은퇴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할 고민을 했다. 스스로 경기에 열정을 가질 수 없다면 은퇴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두리는 은퇴하기엔 너무나 아깝다. 은퇴하기엔 너무나 잘한다. 이날 차두리는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에서 보여줬던 폭발적인 오버래핑은 요르단과 A매치에서도 그대로 발휘됐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차두리를 45분만 기용하면 검증을 마쳤다. 더이상 검증이 필요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었다.

차두리의 경쟁력은 단연 파워와 스피드다. 여기에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져 '차미네이터'가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다. 회춘 모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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