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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김희원, 장르를 바꾸는 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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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열전] 김희원, 장르를 바꾸는 악역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1.1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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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통틀어 '공공의 적'으로서 욕 먹는 배우 중 한 명은 김희원일 것이다. 김희원은 tvN 금토드라마 '미생'에 박종식 과장 역으로, 영화 '카트'에서는 편의점 사장으로 출연했다. 거듭된 악역 연기로 비열하고 악랄한 인물 연기에 최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그. 아직 그의 이름에는 익숙하지 않아도 얼굴에는 다들 익숙할 듯하다.

▲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박종식 과장 역 김희원. [사진=방송 캡처]

◆ '공공의 적' 김희원…'미생' 박과장 vs '카트' 편의점 악덕 사장

김희원은 '미생' 9회에 박과장으로 첫 등장을 했다. 박과장은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 오상식 과장(이성민 분), 김동식 대리(김대명 분)가 잘 꾸려나가던 영업 3팀에 들어왔다. 그는 근무태만과 언어폭력으로 팀원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특히 장그래에게는 "고졸인데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왔냐", "예쁘장하니 얼굴마담은 되겠다"는 등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다.

여기에 더불어 10회에서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 등 그의 언행은 더욱 심해져 갔다. 또한 장그래가  박과장과 관련된 일련의 일들을 밝히며 박과장이 실질적인 범죄와 얽혀있는 것 또한 드러났다.

영화 '카트'에서는 편의점 사장 역을 맡았다. 선희(염정아 분)의 아들 태영(도경수 분)에게 일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오히려 태영을 협박하는 악덕 고용주다.

▲ 영화 '카트'에서의 악덕 편의점 사장.

◆ 극 흐름 바꾸는 '무섭게 못된 놈'

악역을 '못된 놈'이라고 보자면 김희원은 '무섭게 못된 놈'이다. 이는 그가 맡은 악역이 얄밉고 짜증나는 경우라기보다는, 분위기 자체가 어둡고 무거운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드라마 '빛과 그림자', 영화 '아저씨' 등에서 주인공들을 사정없이 괴롭히는 역을 맡았다.

그 때문인지 김희원의 악역 연기에는 오버 액션이 필요하지 않다. 굳이 입을 열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도 등장만으로 극의 흐름을 바꾼다. 그가 인상만 찌푸려도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입술을 끌어올려 웃기만 해도 시청자들은 초조해진다. '미생'의 시청자들도 "김희원이 나오니 드라마 장르가 스릴러로 바뀐 것 같다"며 범죄 추적극 '나쁜 녀석들'과 합성을 하기도 했다.

'비열하고 치졸한 역에 딱'이라는 찬사(?)에 화답하듯, 박과장은 시청자들로부터 '분노를 유발'하며 '미생'의 흐름을 바꿨다. 그간 '미생'이 장그래가 작은 사건사고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드라마였다면, 김희원의 박과장은 보다 큰 규모의 사건을 들여오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 2012년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가만 있었을 뿐인데도 "불만 있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사진=방송 캡처]

◆ 김희원에 대한 '4가지' 사실

1. 김희원은 '대학 입시'를 망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시험 도중 시험을 망쳤다는 느낌이 들어 남은 과목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도중에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어머니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어 시간을 때우려 지하철을 탔다. 우연히 펼친 신문의 구인 광고에선 모두 대학 졸업자를 구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고졸 응시가 가능한 곳이 극단 오디션. "내가 할 일"이란 생각에 오디션을 봤다.

2. '개그콘서트'의 '판소리녀'로 유명한 개그우먼 김희원과 이름이 같다. 한때는 인지도 면에서 뒤졌지만 지금은 얼굴과 이름을 꽤 알린 상태.

3.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만 있었을 뿐인데도 "불만 있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보통 악역들이 평소 길거리에서 시청자들에게 욕을 듣는 것과 달리, 김희원에게는 욕을 하는 경우도 없다고 한다.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의 무서움과 인상 때문일까. 김희원은 "실제로는 착하다", "차분하다"고 본인의 성격을 설명하기도 했다.

4. 그럼에도 김희원은 자신이 맡은 역을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자신만의 사정이 있어 나쁜 일을 택하게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심지어 '장기 매매'를 하는 인물을 맡았던 영화 '아저씨'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맡았던 모든 역할은 다 선했던 것 같아요. 동생을 위해 그 일을 하는 사람이니 얼마나 따뜻한가요."(2012.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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