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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검-허프 '고급 투수전', 소문난 집에 먹을 것 많았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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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검-허프 '고급 투수전', 소문난 집에 먹을 것 많았다 [SQ현장]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9.0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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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소문난 집에 먹을 것이 많았다.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선발투수들이 명품 투수전을 펼치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도망가지 않는 투구로 경기의 질을 높였다.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LG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맞대결. 이날 양 팀은 나란히 외국인 투수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공동 5위 넥센은 제이크 브리검, 7위 LG는 데이비드 허프를 내세웠다. 양 팀의 격차가 1경기에 불과하기에 경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잠을 잘 못 잤다”라고 했다.

▲ 브리검(왼쪽)과 허프가 7일 선발 맞대결에서 나란히 무자책 호투를 펼쳤다. [사진=스포츠Q DB]

브리검은 시즌 전체로 보면 성적이 좋지만, 잇따라 4일 휴식을 취한 최근 3경기 행보는 좋지 않았다. 이를 의식해서였을까. 장정석 감독은 이날은 브리검을 엿새 만에 마운드에 올렸다.

하루를 더 쉰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브리검은 시속 150㎞에 육박하는 속구와 140㎞에 근접하는 슬라이더로 LG 타선을 연거푸 쓰러뜨렸다. 2회까지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장식했고, 이후에도 3회 1개, 4회 2개, 5회 1개, 6회 1개의 삼진을 추가했다. KBO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1탈삼진.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브리검의 ‘K 퍼레이드’에 1만307명의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허프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1회말 1루수 실책의 여파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 무사 1, 3루, 3회 1사 1루, 7회 무사 3루 상황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고비마다 몸쪽 구석구석을 찌르는 속구로 삼진을 잡으며 웃었다. 7회까지 99구를 던지며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경기가 1-1 무승부로 마무리된 가운데, 이날 브리검과 허프는 투수전의 진수를 보여줬으므로 높이 평가될 만하다. 타자들이 수준 이하의 타격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감 넘치는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만약 두 팀이 가을야구에서 맞붙는다면 이날만큼이나 치열한 투수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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