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00 (금)
악몽이 된 이청용 EPL 센추리 매치, 영광의 시절 재현할 순 없을까 [SQ초점]
상태바
악몽이 된 이청용 EPL 센추리 매치, 영광의 시절 재현할 순 없을까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11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씁쓸함만이 남은 경기였다. 이청용(29·크리스탈 팰리스)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번째 경기를 치렀지만 지켜보는 팬들은 물론 스스로도 좀처럼 인상을 펼 수 없었다.

이청용은 FC서울에서 뛰던 2009년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한다. 당시 EPL 소속이던 볼튼에서 단숨에 에이스로 자리매김한다. 현란한 드리블 돌파와 허를 찌르는 패스, 간결한 공간 침투로 종종 기록하는 공격 포인트까지. 유럽 빅클럽 이적설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심각한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 말미에 복귀했지만 팀의 강등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후 2시즌을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보냈다. 몸 상태가 예전 같진 않았지만 2부 리그에서 이청용의 존재감은 여전히 뛰어났다. 결국 기대감을 안고 2015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폭발적인 면이 줄었다. 충분한 출전시간을 확보해야 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큰 변화 없이 3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이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프랑크 데 부어 새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EPL에서 이미 한 차례 기회를 잡았던 이청용은 10일(한국시간) 번리전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12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이후 9개월 만이었다.

EPL에서 100번째로 출전하는 경기였기에 더욱 기대감이 컸다. 지금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절박함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전반 3분 만에 결정적인 패스미스로 상대의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후반 들어 이청용 특유의 간결한 패스 플레이로 살아나는 듯 했지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후반 19분 결국 교체아웃 됐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데 부어 감독은 “솔직히 실점 장면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큰 좌절을 맛봤다”고 밝혔다.

데 부어 감독은 많은 기대를 안고 팀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리그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더욱 큰 문제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 이날도 이청용의 실수에서 나온 실점으로 인해 상대는 초반부터 라인을 내리고 여유 있게 경기를 했고 크리스탈 팰리스는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제이미 레드냅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도 “끔찍한 패스였다”며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나.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믿지 못하겠다”고 이청용의 플레이에 대해 혹평했다.

이청용은 떨어진 경기 감각으로 인해 최근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문제는 여름 이적시장이 닫혀 타 팀으로 이적도 불가하다는 것이다. 시즌 처음으로 주어진 선발 출전 기회를 살리지 못한 이청용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볼튼 시절을 재현할 수만 있다면 소속팀과 대표팀에 모두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극적인 패스 플레이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