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30 08:55 (화)
황목치승, 은퇴에도 잊히지 않을 두장면은? [SQ이슈]
상태바
황목치승, 은퇴에도 잊히지 않을 두장면은? [SQ이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20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황목치승(32)이 4년간의 프로 생활을 접는다. 비록 그는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팬들은 올 시즌 근성이 넘쳤던 그의 퍼포먼스를 잊을 수 없다.

2014년 LG 유니폼을 입은 황목치승은 4시즌 동안 내야수로 활약했다. LG는 주전 유격수로 오지환이 버티고 있어 황목치승이 설 자리는 좁았다. 지난해까지 3년간 109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3시즌 동안 1군에서 40안타 15타점을 기록했고, 홈런은 없었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황목치승은 올 시즌 자신의 위치에서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타격에서는 큰 임팩트가 없었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맹위를 떨쳤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였다.

황목치승은 지난 7월 26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에 터진 이형종의 우전 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었고,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다.

심판의 최초 판정은 아웃. 넥센 우익수 이정후가 자로 잰 듯한 송구를 했고 황목치승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음에도 아웃 시그널을 받았다. 세이프라고 생각한 황목치승은 손가락으로 네모를 그렸고, LG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판독 결과, 황목치승이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을 바꾸며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홈 베이스를 터치한 것이 밝혀졌다. 이에 판정은 번복됐고 LG는 극적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날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4-3 승리를 거둔 LG는 황목치승의 슬라이딩이 아니었다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었다.

당시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도 “황목치승이 몸을 구부리면서 들어오더라. 배를 넣음과 동시에 슬라이딩을 하며 손을 바꿔 뻗었다. 어려운 슬라이딩이었는데 잘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황목치승이 7월 28일 한화전에서 몸을 날려 송구하고 있다. [사진=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이뿐만이 아니었다. 황목치승은 7월 28일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또 한 번 명장면을 연출했다.

양 팀이 3-3으로 맞선 7회말 타석에 선 선두타자 정근우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중전 안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황목치승은 빠르게 타구를 쫓았다. 글러브로 타구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은 황목치승은 곧바로 맨손 캐치 후 몸을 날리며 1루로 공을 뿌렸다.

아슬아슬한 상황에 정근우도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그러나 공이 더 빨랐다.

현장을 중계한 해설위원들도 “정말 그림 같은 수비다. 연결 동작이 상당히 빨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붙박이 주전이 아니었던 황목치승은 지금도 LG 팬들의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을 두 장면을 통해 절실함이 무엇인지, 프로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20일 LG 구단은 “황목치승이 시즌 종료 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은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황목치승은 일본에서 사업 중인 장인의 사업을 도우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