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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 찾은 26명, 이재학-이진영-김성배-정재훈 같은 2차 드래프트 대박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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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둥지 찾은 26명, 이재학-이진영-김성배-정재훈 같은 2차 드래프트 대박을 꿈꾼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1.23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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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예기치 않은 이별이 때론 더 없는 도약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26명의 선수가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났다. 22일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이야기다.

2차 드래프트는 2011년 말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탄생을 계기로 새로운 선수 수급 방법을 모색하던 끝에 탄생했다. 각 팀은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꾸리고 여기에 묶이지 않은 선수 중 구단별로 순번에 따라 지명을 하는 방식이다.

타 구단의 호명을 받은 선수는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부분 얼떨떨한 마음으로 짐을 싸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선수들은 이 기회를 잘 살려 급성장했다.

 

▲ 이재학은 앞선 3차례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두산 베어스를 떠난 이재학은 NC에서 신인상을 차지했고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014년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해 병역 특례 혜택도 누렸다. [사진=스포츠Q DB]

 

선수를 지명하기 위해서는 1라운드 3억 원, 2라운드 2억 원, 3라운드 1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은 3명의 선수들을 꽉 채워 전력 보강을 꾀했다.

2011년 처음 시행된 드래프트의 스타는 이재학(NC 드래프트)이었다. 원 소속팀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이재학은 NC가 처음 1군 에 올라온 2013년 선발투수로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8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5승 7패 평균자책점 5.67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챙기며 NC의 확실한 토종선발 자원으로 거듭났다. 이같은 활약을 발판 삼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군 면제 혜택까지 누렸다.

두산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김성배도 2차 드래프트 모범 사례다. 김성배는 정대현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69경기에서 53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4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21로 롯데의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이듬해엔 31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꿀성배’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밖에도 두산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현 최승환 kt 위즈 코치, 삼성 라이온즈에서 NC로 넘어간 오정복, SK 와이번스를 떠나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은 최동수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013년엔 드래프트에서 이렇다 할 큰 효과를 누린 팀이 없었다. 그러나 2015년 말 열린 3번째 2차 드래프트는 달랐다. kt는 LG에서 이진영을, SK에서 김연훈을 데려갔다. 특히 통산 타율 0.304의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kt 합류 첫 해 타율 0.332 72타점을 기록하며 팀에 큰 힘을 보탰다.

 

▲ 통산 3할 타자 이진영은 LG 트윈스를 떠나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사진=kt 위즈]

 

두산은 FA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던 정재훈을 재영입했다. 지난해 정재훈은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이현승과 철벽 불펜을 이뤄 1승 5패 2세이브 23홀드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마운드에 서지는 못했지만 팀에서는 그를 위해 특별히 우승 반지를 준비하기도 했다. 정재훈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재학, 이진영, 정재훈 같은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40인 보호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이기에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하기엔 부족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기엔 좋을 수 있다.

LG는 NC에서 윤대영을 데려갔다. 윤대영은 이후 경찰청에 입대해 올 시즌 말 복귀했다. 아직 1군 경험은 없지만 올 시즌 경찰청에서 치른 93경기에서 타율 0.360 24홈런 98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내년 LG 타선에 무게감을 실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넥센도 SK에서 내야수 김웅빈을 데려갔다. 김웅빈은 타격에서 재능을 보이며 넥센의 미래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방을 갖췄다는 평가다. 두산 출신으로 상무에서 입단해 군복무를 이행하고 있는 양현(넥센)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올 시즌 상무에서 구원투수로 나서며 5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손주인(LG→삼성), 고효준(KIA→롯데), 이병규(LG→롯데), 금민철(넥센→kt)은 즉각 팀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들이다.

여기에 잘 다듬어 키워낼 원석들도 적지 않다.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등은 즉각적으로 그 손익을 평가하기는 힘들다. 적어도 다음 시즌을 마친 뒤에야 이번 드래프트가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 파악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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