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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허재 아들' 꼬리표 뗀 허훈, 자신감 살려 부산kt 탈꼴찌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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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허재 아들' 꼬리표 뗀 허훈, 자신감 살려 부산kt 탈꼴찌 이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1.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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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국가대표팀 경기로 일주일간 휴식기를 가졌던 프로농구가 재개된다. 지난 26일 중국과 경기에서 맹활약했던 허훈(22)이 속한 부산 kt와 대표팀 동료 전주 KCC가 포문을 연다. 뛰어난 몸놀림으로 중국전 패배 가운데서도 희망을 밝혔던 허훈이 kt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kt는 28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KCC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를 치른다.

2승 13패로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는 kt에게 KCC(11승 5패, 3위)는 쉽지 않은 상대다. 그러나 허훈이 있어 기대감을 가져볼만 하다.

 

▲ 허훈(왼쪽)이 지난 26일 중국전 빠르게 골밑을 파고들고 있는 장면. 허훈은 중국전 16득점 4어시스트로 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사진=국제농구연맹(FIB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의 유니폼을 입은 허훈은 데뷔 후 3경기만을 치렀지만 왜 자신이 특급 신인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지를 여실히 입증해냈다. 평균 28분23초를 뛰며 10.33득점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훈의 뛰어난 활약에도 kt는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허훈이 합류한 뒤 치른 6경기에서 1승(5패)을 챙겼을 뿐이다. 그것도 허훈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빠져나간 시점이었다. 사실상 제대로 된 ‘허훈 효과’를 보진 못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 경험은 팀과 허훈 본인 모두에게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훈은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2차전에 모두 출전했다. 1차전 뉴질랜드를 상대로는 6분48초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경기가 팽팽히 흘렀기에 큰 무대 경험이 없는 허훈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2득점에 리바운드 하나가 허훈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중국전에선 달랐다. 비록 81-92로 지긴 했지만 허훈이 보인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국에 흐름을 완전히 넘겨줄 만한 위기 상황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허훈이었다.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중국의 장신 수비진을 뚫고 레이업슛을 성공시켰고 3점슛 2방을 꽂아넣으며 팀에서 가장 많은 16득점을 기록했다.

더 돋보인 것은 득점보단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능력이었다. 한국은 잘 짜여진 상대 수비에 고전했다.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허훈이 이 역할을 자처했다.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았고 이 과정에서 수비진을 자신쪽으로 유인한 뒤 외곽으로 오픈 찬스를 열어줬다. 어시스트도 4개를 기록했다.

 

▲ 허훈(가운데)은 이재도가 떠난 kt의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사진=KBL 제공]

 

경기 후 허재 감독은 “허훈이 작년, 재작년부터 대표팀에 뽑혔는데 큰 무대 경험이 없었다”면서도 “큰 선수들과 상대 했을 때 밀리지 않고 잘했다. 경험을 쌓으면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칭찬했다.

한 때 대표팀에 뽑힐 만한 선수가 맞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인 허재 감독의 힘으로 뽑은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어야했다. 그러나 중국전에서 허훈은 대표팀 발탁 자격을 충분히 입증해 보였다. 허 감독의 평가가 오히려 인색하게 들릴 정도로 발군이었다.

중국을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은 허훈은 이제 kt의 분위기 전환에 집중해야 한다. kt는 허훈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믿고 지난 시즌까지 팀 에이스로 활약하던 이재도를 트레이드로 안양 KGC인삼공사에 넘겨줬다. 형식은 2대2 트레이드였지만 사실상 빅맨 김민욱(205㎝)을 받아오기 위한 거래였다.

김현민과 박철호의 부상으로 골밑이 취약해진 kt는 김민욱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할 전망이다. 새 팀에 들어온 그를 잘 살리는 게 급선무다. 허훈이 중국전에서 보인 플레이는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허훈은 중국전 화려한 돌파와 득점력 외에도 김종규, 오세근 등 빅맨과 펼친 투맨 게임을 펼치며 중국 수비를 공략했다. 예상치 못한 플레이에 당황한 중국은 파울로 끊기 바빴다. 허훈이 단순히 득점력만 갖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한층 자신감을 끌어올린 허훈이 중국전과 같은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kt에는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 하승진(221㎝)을 앞세워 중국 못지 않은 높이를 자랑하는 KCC를 상대로 허훈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 지를 통해 향후 kt의 반등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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