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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함께 한 자선축구, 사랑나눔으로 따뜻함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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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함께 한 자선축구, 사랑나눔으로 따뜻함 더했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13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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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비장애인이 같은 팀서 뛰며 훈훈함 연출…소아암·저소득 가정 어린이 지원 기부

[잠실=스포츠Q 박현우 기자] 2003년부터 연말만 되면 한겨울의 칼바람 정도는 가볍게 녹여버리는 축구 경기가 열린다. 선수들은 리그 일정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하는 기간이지만 참석하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2014년 12월 두번째 토요일도 그랬다. 전날 내린 눈과 칼바람, 영하 7도에 이르는 날씨로 세상은 꽁꽁 얼어붙었지만 훈훈한 온기가 가득했다.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4'가 벌어진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는 그동안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24명의 축구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장애인 축구대표팀의 김종훈, 최범준, 노영석, 진병석 등도 함께 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자리여서 더욱 뜻깊었다.

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팬들은 이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뜨거운 응원과 함성으로 경기장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12월 동장군은 절대 체육관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희망팀이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에서'편견의 비움은 능력의 채움입니다'란 글귀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기부를 알리는 자리이자 한 시즌을 마친 축제의 장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가 처음 열렸을 때는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의 의미와 함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팬들 성원에 감사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매년 행사가 열리면서 점차 팬들에게 감사하고 사회기부에 대해 알리는 정기 행사로 자리했다. 이번 행사 수익금 역시 투병 중인 소아암 어린이와 서울시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는 사회기부에 대해 알리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되어 한 시즌을 마치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축제답게 행사는 DJ의 화려한 디제잉과 장내 아나운서의 재밌는 멘트들로 한층 분위기가 올랐다. 이어 화려한 조명과 함께 선수들이 한 명씩 소개되며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마지막에 안정환 사랑팀 감독과 김병지 희망팀 감독, 행사를 주최하는 홍명보 장학재단의 홍명보 이사장이 입장하자 함성은 더욱 커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재미있는 장면들이 속출하며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사랑팀이 먼저 공격을 시도하며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연예인 대표로 서경석과 함께 참가한 공형진의 슛이 골대를 맞은데 이어 전가을이 슛을 하다 미끄러지며 관중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진규는 서경석이 화려한 개인기로 자신을 제치려 하자 어깨로 밀어붙여 넘어뜨린 후 싸우는 상황극을 연출하는 등 선수들의 쇼맨십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2쿼터 후에는 양팀의 캐논슈터 대결이 열렸다. 강한 프리킥을 자랑하는 김진규와 김영권, 스트라이커 정대세와 김종훈, 여자선수 대표로 전가을과 심서연이 참가했다, 선수들은 자신이 찬 볼을 다시 주워 사인한 후 관중들에게 나눠줬다.

사랑팀에서 제일 먼저 나선 김진규는 명성대로 시속 122km를 기록했다. 차기 전 새신랑이 된 김영권에게 "내 승리확률은 0%다. 새신랑이니 져주겠다"고 한 약속과 정반대였다. 희망팀의 김영권은 시속 113km를 기록하며 패했다.

3전 2선승제의 대결에서 사랑팀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정대세는 김진규보다도 빠른 시속 125km를 차내며 사랑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희망팀의 두 번째 주자 김종훈은 17세의 나이치고 약하지않은 108km를 기록했지만 프로 선수를 이기기에는 무리였다.

이미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 사랑팀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전가을은 1쿼터 몸개그 슛에 이어 여기서도 공이 골대를 빗나가며 불운이 계속됐다. 심서연은 85km를 기록해 희망팀의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희망팀 지소연(가운데)이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4에서 당일 결혼식을 올린 김영권의 뺨을 때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의 하이라이트, 세리머니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의 명물인 재밌는 세리머니는 올해도 계속됐다. 경기 첫 골을 터뜨린 이종호가 선수들의 입에 무언가를 넣는 듯한 세리머니를 시작으로 사랑팀의 첫 골을 넣은 권하늘은 부산 상무 소속답게 군모를 쓰고 사랑팀 선수들과 함께 경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강수일과 김영권은 뺨을 희생당해야 했다. 강수일은 1쿼터 정성룡이 골을 넣은 후 지소연, 심서연, 권하늘 등 여자 선수들과 함께 댄스 세리머니를 시도했지만 전가을에게 뺨을 맞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마쳤다.

이날 결혼식을 치르고 행사에 참여한 김영권은 3쿼터 자신이 골을 넣은 후 신부에게 꽃다발을 전하는 세리머니에 이어 김종훈이 두 번째 골을 넣은 후에는 선수들이 둘러싼 가운데 지소연에게 댄스를 요청했다가 강수일과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강수일은 세리머니를 위해 뺨을 내준데 이어 엉덩이까지 내줬다. 2쿼터 자신의 골에 이은 세리머니에서 볼링공이 되어 동료가 엉덩이를 차줘 굴러가면서 선수들을 쓰러뜨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사랑팀 선수들이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4에서 댄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아름다운 세상

사회기부를 위한 자리인 만큼 의미있는 메시지들이 담기기도 했다. 2쿼터 김창수가 골을 넣은 후 청각장애선수인 김종훈이 속한 희망팀은 "여러분, 사랑합니다"를 수화로 나타내는 세리머니를 했다.

김종훈을 비롯해 장애인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함께 뛴 3쿼터에는 장애인들을 향한 격려의 메시지들이 나왔다. 사랑팀의 뇌성장애 국가대표선수 최범준이 골을 넣자 사랑팀 선수들은 유니폼 속에 입고있던 티셔츠를 내보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관중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희망팀의 김종훈이 골을 넣자 이번에는 "편견의 비움은 능력의 채움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관중들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장애인국가대표 선수들도 K리그 선수들에게 뒤지지않는 활약을 선보였다. 사랑팀의 노영석은 두 골을 넣었고, 희망팀의 김종훈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희망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종훈은 경기 MVP까지 받으며 장애와 실력은 큰 상관이 없음을 나타냈다.

해트트릭으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종훈을 앞세운 희망팀이 사랑팀에 13-9로 이겼지만 이미 승패는 초월한 경기였다. 날씨와 함께 장애인에 대해 얼어있던 편견이 경기장 내의 열기와 함께 녹아내리는 날이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청각장애 국가대표 김종훈이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2014 자선축구대회서 MVP에 선정된 후 상을 수상하고 있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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