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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갈 짐 다 싸서 왔다는 IBK기업은행 이정철 "도로공사, 3년 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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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갈 짐 다 싸서 왔다는 IBK기업은행 이정철 "도로공사, 3년 전과 다르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3.22 0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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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오늘 김천에 갈 짐을 다 싸왔었어요.”

2연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었던 이정철 화성 IBK기업은행 감독의 각오는 비장했다. 반드시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겠다는 마음으로 미리 짐도 싸왔었다며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치른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취재진에 풀어놓았다.

필승의 각오로 임한 이정철 감독의 절박함이 통했다. 메디는 2차전의 메디가 아니었고, 국내 선수들의 집중력과 조직력도 이틀 전보다 좋았다.

 

▲ 이정철 감독(가운데)이 21일 현대건설전에서 IBK기업은행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1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수원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3차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한 뒤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1세트 현대건설이 좋은 흐름이었는데, 우리가 중반에 잘 버티며 세트를 가져온 것이 2세트 승리까지 이어졌다. 3세트 중반 세터 이고은이 교체로 들어가 안정감을 찾은 게 오늘 이긴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3세트 팀이 15-19로 뒤진 상황에서 염혜선과 교체되며 들어간 이고은은 안정된 토스로 김희진과 메디의 득점을 이끌어내더니, 23-23에선 짜릿한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었다. 결국 팀이 3세트를 26-24로 이기면서 이고은의 존재감이 더 높아졌다.

1세트 때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낸 김미연도 칭찬했다. 김미연은 1세트 14-16에서 한유미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은 뒤 한유미의 퀵오픈을 또다시 블로킹으로 잡았다. 곧바로 김희진이 블로킹을 뽑아냈을 땐 블로킹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것이 1세트를 역전극으로 장식한 밑거름이 됐다.

이정철 감독은 “(김)미연이가 1차전에서 블로킹 위치 선정 능력이 좋았는데, 2차전에선 이게 잘 안 됐다. 이미 몸에 밴 습관이 있어서 안 된 것”이라며 “그래도 3차전에서 주문한 대로 해준 결과 중요할 때 블로킹을 잡을 수 있었다”고 흐뭇해했다.

2차전에서 맹활약했던 양효진과 한유미를 봉쇄한 것도 컸다. 이날 양효진은 8득점 공격성공률 28.57%, 한유미는 7득점 공격성공률 27.27%에 그쳤다. “1, 3차전에서는 양효진을 잘 봉쇄했는데, 2차전에선 안 됐다. 센터에서는 양효진이 손목을 안쪽으로 쓰는데, 2차전에서는 바깥쪽으로 썼다. 그 부분을 대비했다. 양효진보다도 한유미가 위협적이었다. 마지막에는 흔들렸지만 계속 수비를 잘해줬다. 초반에는 무서울 정도였다. 우리가 잘 견뎌낸 것 같다”고 이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V리그 막내구단을 맡아 6년 연속 챔프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쓴 이정철 감독은 이제 3승만 더하면 ‘V4’를 이룰 수 있다.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다.

“2014~2015시즌에 챔프전에서 도로공사를 만났었는데, 그때와 지금의 도로공사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그때는 우리팀 주축 선수들이 수년간 함께 발을 맞춘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김미연, 고예림, 이고은 등 새 얼굴들이 많다. 공교롭게도 모두 도로공사에서 백업으로 뛰었다. 가끔 이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일부러 ‘(도로공사 때) 분위기가 조금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3년 전과 상황(도로공사 챔프전 직행, IBK기업은행 플레이오프 승리)은 같은데, 그쪽 멤버가 조금 바뀌어있다. 여하튼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챔프전 1차전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하루. 이정철 감독의 IBK기업은행이 3년 전과 똑같은 시나리오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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