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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지키는 남자',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루키 정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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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지키는 남자',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루키 정효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2.19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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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도 KT전 8점 3리바운드로 초반 상승세 견인…신인다운 패기로 종횡무진 코트 누비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인천 전자랜드의 미래 정효근(21)이 부상 속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해 주목을 끌고 있다. 특급 활약은 아니지만 팀에 부족한 점을 메우며 성장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정효근은 18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2105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 경기에서 선발 출장, 17분 7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8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적재적소에 보탬이 된 정효근의 활약에 5위 전자랜드는 KT를 81-56으로 크게 물리치고 5할 승률에 복귀했다.

▲ 정효근이 과감한 슛으로 전자랜드에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13일 오리온스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는 정효근(오른쪽). [사진=KBL 제공]

이날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지난 16일 서울 삼성전에서 경기 초반 상대 선수의 발을 밟으며 발목 부상을 당한 포웰은 KT전에 출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토종 빅맨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정효근을 비롯해 함준후, 김지완 등이 공백을 잘 메워주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이 가운데 정효근은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슛과 적극적인 수비로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 내외곽 넘나들며 과감한 슛

KT전에서 정효근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이날 그는 허리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나섰다. 통증이 있었지만 팀이 갈 길 바쁜 상황에서 무작정 쉴 수는 없었다.

유도훈 감독이 걱정한 가운데 정효근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골밑에서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그는 가로채기와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며 팀에 공격권을 선사했다.

1쿼터 중반에는 과감한 인사이드 돌파로 점수를 쌓았다. 1쿼터 5분 3초 외곽에서 공을 잡은 정효근은 테렌스 레더의 스크린에 힘입어 골밑으로 돌진, 가볍게 얹어 넣었다.

불과 30여초 후에는 속공 상황에서 박성진과 콤비플레이로 2점을 추가했다. 가운데 지점에서 박성진의 노룩 패스를 받은 정효근은 레이업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13-4를 만들었다.

2쿼터에는 외곽포가 빛났다. 30-31로 뒤진 상황에서 정영삼의 패스를 받은 정효근은 지체하지 않고 3점슛, 또 한 번 KT 림을 흔들었다. 정효근의 역전포로 전자랜드가 KT에 1점차 앞선 채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에는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는 3쿼터 7분 56초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현호와 교체된 뒤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그래도 정효근은 이날 제몫을 다했다. 기록뿐만 아니라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한층 띄웠다.

▲ 정효근(왼쪽)이 11월 27일 창원 LG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특급 활약은 아니지만 내실 있는 플레이로

201㎝의 장신인 정효근은 아마추어 시절 가드와 포워드 포지션을 모두 접하며 내·외곽을 겸비한 선수로 급성장했다.

대경정산고 시절에는 포인트가드를 보며 경기 운영능력을 키웠고 한양대에서는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 자리를 오가며 공격에도 눈을 떴다. 큰 키에 비해 스피드도 뛰어났다.

남다른 재능을 발휘한 정효근은 동기들보다 1년 빠른 3학년 때 프로에 입단했다. 지난 9월 17일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무대에 오른 그는 “나에게 물음표가 많은데,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게 하겠다”고 신인다운 포부를 밝혔다.

시즌 초반에는 슛 적중률이 낮아 애를 먹었지만 지난달 8일 원주 동부전에서 데뷔 최다 득점(14점)과 리바운드(7개)를 기록하며 훨훨 날았다. 자신감을 찾은 그는 지난 10일 동부와 리턴매치에서 경기 종료 59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3점포를 터뜨리며 포효했다.

최근에는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인사이드에서 상대 포워드들과 정면승부를 펼친다. 최근 5경기에서 가로채기가 4개나 될 정도로 과거 포인트가드를 봤던 경험을 십분 살리고 있다.

김준일(서울 삼성)이나 이승현(고양 오리온스), 허웅(동부)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언성 히어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정효근이 꿋꿋하게 버텨준다면 전자랜드는 함준후, 차바위 등과 함께 내실 있는 토종 포워드진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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