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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 없는 쇼트트랙, 정빙시간마저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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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 없는 쇼트트랙, 정빙시간마저 유쾌하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2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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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진행하는 각종 이벤트, 팬들 "마케팅·서비스 차원 긍정적"

[스포츠Q 박현우 기자] 빙상 종목에는 얼음을 다시 손질하는 정빙 시간이 있다. 날카로운 스케이트날에 깨지고 깎인 빙판을 다시 매만지는 시간이다.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은 물론이고 아이스하키에도 정빙 시간이 있다.

이 시간을 활용해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기지개를 펴고 매점에 다녀올 수 있지만 보통 15분 정도의 정빙 시간은 관중들에게 다소 지루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이 시간도 '깨알처럼' 쓰기 시작했다. 정빙 시간을 이용한 이벤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동안 정빙 시간에 MC가 진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빙상연맹의 류석 차장은 "연맹 차원에서 경기 중간 경품 이벤트를 마련했다. 각종 상품과 함께 일요일 경품에는 선수들과의 팬미팅도 준비됐다"며 "김재열 연맹회장이 '팬들이 정빙 시간에 심심하시지 않겠느냐'며 새로운 이벤트 개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분위기 상승과 빙상종목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데도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유치할 빙상대회에서도 각종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동성(가운데줄 왼쪽)이 산타복을 입은 다른 MC와 함께 정빙시간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쇼트트랙의 전설적인 존재인 김동성의 등장은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 '쇼트트랙의 전설' 김동성과 팬들의 즐거운 시간

오후 5시 30분경 남녀 1000m 준준결승이 끝난 후 시작한 정빙 시간에는 MC와 함께 산타복을 입은 한 사람이 등장했다. 그 사람은 놀랍게도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적인 선수 김동성(34)이었다.

빙상연맹으로부터 이벤트 진행을 대행하고 있는 IB스포츠의 박노하 차장은 "이벤트 계획 중 빙상연맹이 직접 김동성을 섭외했다"며 "김동성 본인도 이런 이벤트를 하는 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람석에 모인 팬들은 김동성이 눈앞에 나타나자 매우 기뻐했다. 일부 어린 팬들은 김동성을 향해 다가가기도 했다. 쇼트트랙의 전설이자 최근 방송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유명인사가 관람석에 등장한 것은 지루할 수 있는 정빙 시간의 분위기를 확실히 끌어올렸다.

김동성과 산타 MC는 15분 동안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관객에게 선물을 주거나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번째 정빙시간에는 댄스타임을 진행하거나 입장권 번호를 추첨해 선글라스, 머그컵, 텀블러 등을 주는 시간을 가졌다.

박 차장은 “팬들의 반응이 좋다. 야구장 등에 비해 팬들은 소규모지만 골수팬이 많은 만큼 새로운 시도에 대해 좋게 보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이번 2014~2015 ISU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동안 이뤄지는 정빙 시간 이벤트는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사진)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사진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의 개회를 선언하는 김 회장.

◆ "스포츠의 목적인 여가를 통한 기분전환에 부합하는 일"

아직 첫 시도인 만큼 찬성의 목소리만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부 경기인 출신은 "국제대회의 격에 맞지않는 행위"라며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팬들은 빙상연맹의 새로운 시도를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성남에서 아내와 함께 관람을 온 임태호(47)씨는 "재미있고 서비스차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정빙시간이 지루하지않아 좋다"며 "스포츠는 여가를 통한 기분전환의 의미가 있는데 거기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경기 중 치열했던 긴장감을 푸는데도 좋다"고 호감을 나타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경기롤 보러온 윤여상(23)씨는 "쇼트트랙을 알리는 마케팅 차원에서 좋다"며 "쉬는 시간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이벤트다. 김동성 선수가 온 것 처럼 앞으로도 유명인사가 온다면 사람들도 더 많이 올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근 ISU가 평창 올림픽을 향해 스피드스케이팅의 매스스타트와 팀스프린트, 쇼트트랙의 개인 3000m 등의 종목들을 시험하듯이 우리나라 빙상연맹도 평창을 향해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 시작은 긍정적이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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