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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불후의 호흡, 그 즐거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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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불후의 호흡, 그 즐거움에 대하여!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4.12.22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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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어두운 무대, 실루엣의 미세한 손동작에 차디찬 푸른 조명이 켜지고 노래가 시작됐다. 그들의 음색은 지독히도 쓸쓸했다. 그리고 아련했다. 한 음 한 음 토해낼 때마다 애써 묻어뒀던 저마다의 회한이 허공으로 흩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무대 위 어디에도 악기는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화음은 그 어떤 오케스트라보다 웅장했다.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을 하루 앞두고 한국 싱크로나이즈 스위밍 대표 구슬, 김가을이 인천 박태환수영장에서 호흡을 맞추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곡은 중반부를 넘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갔다. 차곡차곡 쌓여진 사랑의 쓸쓸함을 견디지 못한 방청객들은 어느새 흐느끼고 있었다. 특히, 서로의 눈빛, 손짓 그리고 몸짓을 바라보며 소름 돋는 화음을 만들어나가는 그들의 호흡에 객석의 팬들은 감격의 눈물과 기립박수를 선물했다.

▲ 레베카 김-키릴 미노프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공연에서 멋진 연기 호흡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연이은 한파로 마음까지 얼어붙은 지난 20일, 그보다 더한 쓸쓸함으로 추위를 잊게 만든 아카펠라 그룹 스윗소로우(인호진, 송우진, 김영우, 성진환)의 이야기다. 그들은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 가수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불러 우승을 차지했다.

▲ 이형택-임용규 조가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센터코트에서 열린 2014 ITF 르꼬끄 스포르티브 서울 오픈 남자 퓨처스 대회 복식 결승전에서 엔히크 쿠냐(브라질)-대니얼 응우옌(미국) 조를 맞아 멋진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아카펠라의 진수를 보여준 그들의 완벽한 하모니는 며칠, 몇 달 준비해서 나오는 게 아닐 것이다. 수년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연습한 오랜 호흡에서 나온 것이다. 각자의 재능에 노력과 시간이 더해져서 이루어진 그야말로 불후의 명곡에 두 귀가 호강한 주말 저녁이었다.

▲ 한국 축구대표 박주호(가운데)가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태국과 준결승 경기서 헤딩 패스를 시도함 동료와 멋진 호흡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불후의 명곡이 있다. 싱크로나이즈드, 피겨스케이팅, 테니스, 축구, 배드민턴 등 주로 팀을 이뤄 치르는 경기서 감탄을 자아낼 만한 움직임 및 패스 등이 갑작스레 번뜩일 때가 있다. 오랜 훈련기간을 통해 눈빛만 봐도 어디로 움직일지 또는 어떻게 패스할지를 본능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바로 그 때가 스윗소로우가 보여준 완벽환 호흡과 같은 것이다. 그러한 장면은 비록 득점이 되지 않더라도 팬들의 감탄과 기립박수를 이끌어 낸다.

▲ 이용대(오른쪽)-유연성 조가 환상 호흡을 자랑하며 2014 중국오픈 슈퍼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 2주 연속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에서 결정적인 득점과 좋은 기록이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건 분명하지만 순간 순간 번뜩이는 선수들의 '불후의 호흡'들을 눈여겨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다.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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