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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리그 '몸사리면 진다' 학습효과, 다시 불붙은 영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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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리그 '몸사리면 진다' 학습효과, 다시 불붙은 영입 투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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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이던 전남·포항 선수 보강 '선수치기'…ACL 출전하는 첫 시민구단 성남도 본격 돌입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난 시즌처럼 몸을 사렸다간 성적 하락을 막을 수 없다'

지난해 선수 영입과 투자에 소극적이었다가 성적 하락 등 호되게 당한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이 달라졌다. 여기저기서 선수 영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지난 시즌부터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큰 손' 전북 현대를 비롯해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구단도 영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시즌은 전북 외에는 뚜렷한 선수영입이 없었다. 그 사이 전북은 몸집을 키웠고 결국 2014 K리그 클래식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득점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다득점과 최소실점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시즌 전 모든 감독들이 전북을 '스페셜 원' 또는 '빅 원'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것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전북의 단독 질주를 본 다른 K리그 클래식 팀들이 자극받은 것은 당연했다. 지난 시즌은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보겠다며 구단들이 몸집을 줄이는데 신경썼다면 올 시즌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흐를 조짐이다.

무엇보다도 팀의 몸집을 줄이고 선수 영입이나 투자에 소극적인 것이 성적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체험한 각 구단들은 지난 시즌의 학습효과로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 지난 두 시즌동안 외국인 선수가 없었던 포항은 외국인 공격수 3명을 보강했다.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라자르(왼쪽)는 포항에서 전설적인 공격수로 활약했던 라데의 적극 추천으로 데려왔다. 사진은 계약 완료 뒤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라자르와 라데.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 '제철가' 포항·전남, 알짜 선수 보강으로 전력 키우기

최근 선수 영입의 트렌드를 보면 '대형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알짜급 선수가 많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호주에 건너가 있는 탓도 있지만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대표팀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K리그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중간급이 주를 이룬다.

한동안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제철가' 포항과 전남이 대거 전력을 보강한 것이 눈에 띈다.

포항은 '쇄국정책'을 버렸다. 외국인 선수 없이 두 시즌을 보냈던 포항은 외국인 공격수 3명을 눈 깜짝할 새에 데려왔다.

볼턴 원더러스에서 뛰었던 브라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모리츠(29)를 지난해 9월 일찌감치 데려왔던 포항은 세르비아 출신 골잡이 라자르(28)에 이어 좌우 양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 티아고(22)까지 데려왔다. 특리 라자르는 포항에서 뛰었던 라데(45)의 적극 추천으로 영입됐다.

또 5일에는 전남과 계약이 종료돼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온 측면 수비수 박선용(26)과 측면 공격수 심동운(25)을 동시에 영입, 공격과 수비를 업그레이드했다.

영입은 아니지만 포항은 김태수(34)와 황지수(35) 등 기존 노장 선수와도 재계약했다. 노병준(36·대구FC) 등 기존 노장들과 좀처럼 계약하지 않던 예년과 분명 다른 행보다.

▲ 포항은 심동운(왼쪽)과 박선용을 데려오는 등 소극적인 선수 영입 정책에서 탈피했다. 선수층이 얇아 지난 시즌 3위 이내 순위를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학습효과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이는 이미 지난해 한차례 호된 학습효과를 겪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포항 유스에서 키워낸 선수들로 K리그 클래식 우승과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까지 '더블'을 이뤄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포텐셜'이 터진, 흔치 않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국내 선수들로만 치르는 시즌이 얼마나 위험 부담이 많은지를 지난해 톡톡히 경험했다. 시즌 초반에는 선두권을 달렸지만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이명주(25·알 아인) 등 일부 주전이 이적하면서 공백이 생기자 탄탄했던 전력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경기를 할 때마다 스쿼드를 짜는 것이 힘겨울 정도였다.

전남 역시 마찬가지다. 전남도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상위권에 드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지만 일부 선수들의 부진과 이종호(23), 김영욱(24) 등이 아시안게임에서 차출되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역시 선수층이 얇은 탓이었다.

이에 전남은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선수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골키퍼 김민식(30)은 4대 프로스포츠 선수로 현역 최고령인 김병지(44)의 적극 추천으로 데려왔다. 김병지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선수감이다.

또 크로아티아 연령별 대표를 거친 공격수 오르시치(23)를 데려왔고 수비 강화를 위해 베테랑 수비수 최효진(32)과 게임메이커 정석민(27)과 골넣는 수비수 이지남(31)까지 영입했다.

무엇보다도 전남은 노상래(44) 감독의 취임으로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지난 5일에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치렀던 울돌목까지 찾아가 시무식을 갖고 '임전무퇴'의 정신을 새기고 왔다. 김병지는 "모든 선수들이 다가오는 시즌에 3위 안에 들어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보자는 결의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 전남은 전북 현대에서 뛰던 골키퍼 김민식을 데려왔다. 현역 최고령 김병지의 적극 추천으로 영입한 김민식과 함께 최효진 등 대폭 선수 보강으로 올해 K리그 클래식 3위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다. [사진=전남 드래곤즈 제공]

◆ 시민구단 성남의 변화, 다른 팀에도 자극줄까

여기에 시민구단 성남FC도 뛰어들었다. 성남은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하기 때문에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비수 박희성(27)을 대전에 내주고 박진포(28)가 군에 입대하는가 하면 우즈베키스탄 미드필더 세르베르 제파로프(33)를 정리하긴 했지만 수비수 박태민(29)과 공격수 남준재(27)를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왔다.

성남은 성남 일화라는 기업 구단에서 성남FC라는 시민구단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데려오기는커녕 대거 정리했다. 모기업인 일화가 사실상 지원을 끊으면서 선수 유출이 시작됐고 지난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서 비싼 선수들을 데리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성남의 모습은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났다. 7개의 별을 휘황찬란하게 달고 있는 성남은 K리그 클래식에서 하위 스플릿으로 미끄러져 하마터면 강등을 당할뻔 했다. 그러나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성적을 올리고 K리그 클래식에서도 상위 스플릿으로 마감하기 위해서라도 선수 영입은 절대적이다.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선수영입에 적극적이고 호의적이어서 선수 영입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제파로프의 부재로 공백이 생긴 외국인 선수 자리도 메워야 한다. 또 제파로프를 정리함으로써 여유가 생겨 선수를 데려올 여지가 충분하다.

▲ 시민구단 최초로 FA컵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낸 성남 FC는 박태민(왼쪽)과 남준재를 데려왔다. 성남은 제파로프 등 비싼 선수들을 정리하는 대신 선수층을 두껍게 해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진출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한다는 다짐이다. [사진=성남FC 제공]

현재 강릉에서 선수단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학범(55) 감독은 "성남이 시민구단으로서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나와 구단주가 뜻을 함께 한다"며 "아래로 가는 시민구단이 아니라 위로 가는 시민구단이 되면서 시민구단의 롤모델로 자리하고자 한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 팀도 만만치 않지만 시민구단도 기업구단 못지 않은 전력을 구축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포항, 전남 뿐 아니라 성남까지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나머지 구단들도 가만 있을 수가 없다. 이미 대전이나 광주 등 K리그 챌린지에서 승격한 시민구단들도 살아남기 위한 영입을 추진하고 있거나 일부 성사시키기도 했다. 대전이 박희성을 성남에서 데려온 것이 좋은 예다.

부산도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베르손(23)을 데려오며 외국인 선수 보강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적극적인 선수영입으로 다른 구단들이 자극을 받는다면 지난해 얼어붙었던 선수 영입시장에 봄이 올 가능성이 높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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