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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기 속, 그 그늘에서 '희망슛' 쏘는 SK 2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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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기 속, 그 그늘에서 '희망슛' 쏘는 SK 2군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3.12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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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2군 현황과 과제](2) KBL 2군 관심 밖 밀려 이젠 단 3팀…관심과 노출이 활성화 선행과제
[300자 Tip!] 프로농구 SK 나이츠 2군 김기만 코치는 "2군은 악"이라고 했다. 1군에 올라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은 데뷔 1, 2년 뒤에 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2군 선수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경찰청 팀 창단 등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리는 가운데 SK 김기만 코치는 2군리그에 대한 관심과 노출이 늘어나야 농구판 전체가 커진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양지=스포츠Q 글 권대순 기자 ·사진 이상민 기자]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9일 창원 LG가 17년 만에 정규리그를 제패하며 끝났다. 그보다 2주 전인 지난달 24일 또 다른 프로농구 2013~2014 2차 윈터리그(2군리그)는 서울 SK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정규리그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한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 SK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3강' 선두 다툼을 벌였다. 윈터리그도  SK, 부산 KT, 전주 KCC 세 팀이 우승을 놓고 다퉜지만 정규리그처럼 치열하진 않았다. 참가 팀이 이들 뿐이었기 때문이다(상무는 1차 윈터리그 우승 후 전역자들로 인해 불참했다).
 
프로농구 2군 출범 초창기에는 고양 오리온스, 인천 전자랜드까지 다섯 팀이 2군을 보유했고 상무의 가세로 여섯 팀이 2군리그를 운영했다. 프로농구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팀이 2군을 창설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오히려 팀이 줄었다.
 
팀도 줄었고, 선수도 단 5명뿐인 열악한 조건이지만 SK 2군 선수들은 ‘1군 진입’ 이라는 목표 하나만 보고 있다.
 
▲ 조촐한 멤버지만 그들의 꿈은 원대하다. 서울 SK 2군 선수단. 왼쪽부터 신윤하, 김지웅, 한상웅, 김기만 코치, 김동욱, 강창모
 
◆ 김기만 코치, “2군은 악이다”
 
김기만(38) 서울 SK 2군 코치는 선수시절 수비 전문 선수로 유명했다. 현재 문경은 감독이 2군 선수들에게 끈질긴 수비를 바라고 있어 김 코치와 2군은 아주 잘 맞는 조합으로 보였다.
 
“감독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길러내야 하기 때문에 우리 훈련 자체가 수비 위주다. 예를 들면 신윤하는 윤호영이나 문태종을 막을 수 있게 훈련하는 식이다. 감독님이 언제든 수비를 위해 이 선수를 불렀을 때 투입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이 나의 몫이다.”
 
현역시절 끈질긴 수비로 인정받던 김 코치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나름 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2군 통보를 받은 것. 그래서 지금 선수들의 기분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악이 생겼다고 했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팀에서 내 가치를 몰라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슬퍼지고, 슬픔이 지나면 포기가 오면서 2군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악이 생긴다. 여기서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올라가겠다는.”
 
▲ 5명의 선수가 훈련하기에는 코트가 너무 넓어 보인다. 김기만 코치는 "이런 조건을 악으로 이겨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끈질긴 수비와 리바운드로 유명해 ‘로드만’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 코치다운 대답이었다. 그는 답을 이어갔다.
 
“그래서 나는 2군 선수들에게 악을 주입시킨다. 선수들이 여기서 안주하는 것을 나부터 용납하지 못한다.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필요없다.”
 
강력한 어조였지만 제자들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가 올 시즌 부산 KT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우람(26) 정도.
 
1군과 2군의 실력차는 그렇게나 크게 벌어져 있는 것일까?
 
“1군 주전과 2군의 격차는 크지만 1군 후보와 2군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 성향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김)우겸이가 수비력이 좀 더 좋아서 1군에 있지만 공격력은 (신)윤하가 더 낫다. 하지만 1군에는 이미 공격할 선수들이 넘치기 때문에 수비력이 앞선 우겸이가 1군에서 뛰는 것이다.”
 
설명을 듣고 보니 납득이 됐다. 현재 SK의 3,4번 자리는 애런 헤인즈, 김민수, 박상오 등 언제든 득점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들로 가득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 용병이나 에이스를 막을 수 있는 수비력 좋은 선수가 필요하다. 그 자리를 잘 차지하고 있는 쪽이 바로 김우겸(28)과 박승리(24)다.
 
◆ 2군 선수들도 군 문제 해결 방안 마련돼야
 
2군 선수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사실상 1, 2년 정도다. 1군에 올라간다 해도 선수생명이 연장된다는 보장은 없다. 병역 의무 때문이다. 선수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2군 선수들은 현역으로 군대를 가야 한다. 물론 1군에도 현역으로 군입대한 후 전역해 다시 뛰고 있는 몇몇 선수들이 있지만 2군의 사정은 좀 다르다. 현역으로 입대한 선수가 전역했을 때, 다시 계약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재 키워봤는데 안됐잖아? 차라리 졸업생을 뽑는게 낫지’라는 식이다.”

▲ 슛 훈련을 하고 있는 김지웅(23). 이번 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SK에 입단한 그는 벌써부터 군문제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매년 10명 안팎의 선수가 상무에 입대할 기회를 얻는다. 평균 수치상 팀당 1명씩만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 기회가 2군 선수에게 올리 만무하다.
 
“2군을 대상으로 경찰청 농구단을 운영하는 방안이 KBL(한국프로농구연맹) 측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청 농구단이 생긴다면 선수 몸 상태도 지속적으로 체크할 수 있어 재계약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김기만 코치는 선수들의 부족한 경기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전국체전이나 농구대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면 경기 감각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전국체전에 서울시 대표로 참가하고 서울시 측으로부터 지원금도 받는다면 경기도 뛰고 재정적인 부분도 확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 지속적인 관심과 노출이 선행 과제
 
여자프로농구(WKBL) 퓨처스리그(2군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1군 경기 전 오프닝 경기로 열린다. 이를 통해 언론의 관심도 높일 수 있고 2군 선수들도 1군 선수들이 뛰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기만 코치는 “KBL에서도 (오프닝 경기 방식을)추진했지만 다른 팀들에서 반응이 별로였던 것도 있고 비용 문제도 있어서 무산됐다. 체육관 전기비용, 히터비용 등이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잠실학생체육관은 대관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김기만 코치는 2군 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관심’과 ‘노출’을 꼽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팬이나 언론의 관심을 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군 경기를 직접 찾아오는 팬들도 접근성이나 경기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얘기한다. 윈터리그 경기를 관전하러 온 이하경(28)씨는 “경기장이 역 근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평일 낮에 하면 누가 와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관심이 있는 팬들 중에서도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사람만 올 수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KT 올레빅토리움에서 벌어진 SK와 KT간의 2군리그 통신사 맞대결. 언론을 통한 노출도 전혀 없고, 팀 관계자들도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기만 코치 역시 “우리도 그 부분이 아쉽다”며 “팬들이나 언론에 노출이 되면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얘기했다.
 
그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2군이 활성화돼야 농구판 전체가 커질 수 있다”고 얘기하며 “2군의 확대가 중·고등학교 등의 팀 창단으로 이어져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2군은 패배자들의 리그가 아니다. 엄연한 프로리그다. 선수들이 다시 한번 꿈을 가지고 재도약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 강창모 “선수들 은퇴 후 프로그램 마련되어야” 

SK 나이츠 2군 소속 2년차 강창모(27)는 누구보다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농구를 잠깐 그만둔 대학시절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그는 누구보다 코트위의 전문가인 그들이 사회에 나가는 순간 ‘세상 물정 모르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농구선수로서 프로무대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뜻이다. 도중에 농구를 그만둔 친구들도 농구에 미련이 남아 동호회 코치를 수행하거나 유아체육을 가르치는 등 농구 분야에 많이 남아있으려 한다.”
 
프로무대에 오기까지 선수들은 많은 경쟁을 이겨냈다. 하지만 프로에 진출한 후, 또는 대학무대에서 살아남지 못한 선수들은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하면서 사회생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강창모. 농구라는 특기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듯 자신만의 대안도 가지고 있었다.
 
“KBL이나 대한농구협회에서 이런 점에 착안, 농구 코칭 자격증 등을 부여해주면 좋을 것 같다. 또 요즘 학생들 체력저하로 말이 많은데, 방과후 체육 농구 교실 등을 열고 그 쪽에 많은 인력을 충원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만한 것 같다.”
 
공부하는 운동선수의 시대가 도래하긴 했지만, 아직 대다수의 농구선수들은 수업시간 보다는 코트 위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많다. 그런 그들이 농구를 내려놓는 순간, 20년 가까이 배웠던 것들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한때 잘나가던 농구선수였던 방성윤(32)이나 현주엽(39)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사회는 냉정하다. 하물며 이름값 없는 2군 선수의 경우 오죽하랴. 선수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취재후기] 5명의 선수들은 SK나이츠양지체육관이 아닌 용인 SK연수원에서 함께 생활한다. 1,2층으로 되어있는 방 하나를 통째로 쓰다 보니 자연스레 더욱 더 돈독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 2군 창단 시절 숙소가 없어 집에서 출퇴근했던 한상웅(29)은 “그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며 “지금은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1군으로 승격해 다음에는 양지체육관 숙소에서 인터뷰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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