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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즈벡 축구 하이라이트] 황의조 '해트트릭 쇼타임', 믿어준 김학범 감독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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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즈벡 축구 하이라이트] 황의조 '해트트릭 쇼타임', 믿어준 김학범 감독 뜨거운 눈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27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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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힘드네요.”

김학범(58)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감독이 눈시울을 붉혔다. 120분간 벤치에서 맘 졸여야 했던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마음고생의 이유 중 하나였을 ‘인맥 논란’으로 엮인 제자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진것도 눈물이 쏟아진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우즈벡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KBS, SBS, MBC, POOQ, 옥수수, 아프리카TV 생중계)에서 해트트릭을 작렬한 황의조의 활약 속에 연장 승부 끝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황의조가 27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 하루 휴식 후 베트남-시리아전 승자와 오는 29일 오후 6시 준결승을 치른다.

황의조로 시작해 황의조로 끝난 경기였다. 전반 5분 손흥민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각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대 골키퍼가 반응하기 힘든 빈 공간을 잘 노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7분 소극적인 수비로 1골을 헌납한 한국에 또다시 희망을 불어넣은 건 황의조였다. 전반 35분 아크 바깥에서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날렸고 공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대 구석을 파고들었다.

전반 40분 1대1 기회에서 날린 슛이 막혔지만 이어 골키퍼를 제쳐낸 뒤 침착히 슛을 날렸다. 골대에 자리 잡고 있는 수비수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황의조의 몸이 얼마나 가벼운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리드를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차단하지 못했고 오른쪽의 알리바예프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2분 뒤엔 이승모의 패스미스를 가로챈 알리바예프가 기습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당초 황현수의 몸에 맞고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경기 후 알리바예프의 골로 정정됐다.

 

황의조(16번)와 황희찬이 27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서로를 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낸 것도 황의조였다. 후반 30분 상대 수비가 후방에서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헛발질을 했고 이를 가로챈 손흥민이 중앙으로 파고드는 황의조에게 연결했다. 황의조는 튀어나온 골키퍼의 옆공간을 향해 가볍게 공을 띄우는 칩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에서도 황의조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이미 경고 한 장을 받아들었던 알리바예프가 몸싸움 과정에서 손을 쓰며 옐로카드를 추가, 퇴장을 당했고 이후 급격히 흐름이 한국에 넘어왔다. 한국은 연장 후반 끈질기게 골문을 두드렸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를 등진 채로 공을 연결받은 황의조는 발 끝으로 공을 살짝 들어올려 슛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이때 다급해진 우즈벡 수비가 황의조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휘슬이 울렸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예리한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던 황희찬. 골키퍼에 방향은 읽혔지만 빠른 슛으로 역전골을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경기 후 이어진 방송사 플래시 인터뷰에 나선 김학범 감독은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소감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힘드네요”라고 말한 뒤 한동안 감정을 추스렀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잘 된 것 같다. 너무 힘들게 올라왔다”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인터뷰는 불가능했다.

 

황의조(왼쪽)와 김학범 감독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황의조가 카메라 앞에 섰다. “동료들이 있었기에 (해트트릭이) 가능했다”며 “(손)흥민이나 (조)현우형이나 저도 그렇고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잘 뭉쳐 있어 좋은 결과가 나는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학범 감독과 황의조는 대회를 치르기 전까지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약점으로 지적받는 측면 수비진이 아닌 공격수를 뽑았고 동 포지션이자 프랑스 리그에서 뛰는 석현준(트루아)이 아닌 그를 뽑은 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과거 성남FC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는 이유로 ‘인맥 축구’라는 오해도 샀다.

그러나 황의조는 5경기에서 8골을 폭발하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났고 김학범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냈다.

황의조도 김 감독에 대한 존중을 보였다. 그는 “선수들이 감독님이 준비한 대로 잘 풀어나갔다”며 “역전을 당했지만 재역전 한 것을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우즈벡을 넘어선 만큼 결승행, 금메달 수확에 대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준결승에서 베트남-시리아전 승자마저 잡는다면 결승에선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누구보다 일본 축구를 잘 알고 있는 황의조이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도 골 퍼레이드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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