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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손님 든 '국제시장'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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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손님 든 '국제시장' 주인공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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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아버지 세대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1000만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이 같은 기록을 일구는데 혁혁한 역할을 한 영광의 주인공들을 살펴본다.

◆ 윤제균 감독= ‘쌍천만’ 위업을 기록한 윤 감독은 충무로에서 알아주는 기획통이다. ‘국제시장’은 한 인물의 일대기에 변화무쌍한 시대를 담아내는 기획이 두드러졌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헌사로 출발한 영화가 이렇게까지 흥행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해운대’가 천만을 넘었을 때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많은 관객이 저의 진심을 조금이나마 알아주신 것 같아 그저 고마운 마음”이라며 “제가 잘했다기보다 ‘국제시장’과 관련된 모든 분의 간절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1000만 돌파 소감을 밝혔다.

▲ '쌍천만' 새 역사를 쓴 윤제균 감독

이어 영화를 만들 당시엔 우리 시대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꿈꿨는데 개봉 후 이념 논쟁,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빚어져 당혹스럽고 가슴 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서로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영화를 단지 영화로 즐기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20대 청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광폭의 연령대를 일생일대의 연기로 빚어낸 덕수 역 황정민과 그의 아내 영자 역 김윤진은 자신들의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의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며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온 이 시대의 아버지 덕수의 일대기를 오롯이 연기한 황정민은 “정말 행복하다. 이 기쁨을 관객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국제시장’의 천만 돌파는 여러분 덕분이다. 감사드린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국제시장’의 1000만 돌파를 기대하며 지난해 개봉 이후 미국행을 보류한 채 국내에 계속 머물러온 김윤진은 “우리 모두의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 ‘국제시장’은 내게도 너무 뜻 깊은 영화였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말했다.

▲ '국제시장' 배우들이 관객의 환호에 인사하는 모습

덕수와 깊은 우정을 나눈 달수 역을 연기한 충무로 명품 조연 오달수는 ‘대한민국 최초 누적 1억 관객 돌파 배우'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관객 수보다 관객 여러분이 보여주신 사랑이 더 뜻 깊고 소중하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한국영화를 많이 사랑해 달라”고 전했다.

◆ CJ E&M= ‘국제시장’의 투자배급사인 CJ E&M 역시 지난 한 해 ‘명량’과 ‘국제시장’으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배급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CJ E&M은 2009년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로 첫 천만 영화를 배급한 이후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 2014년 ‘국제시장’과 ‘명량’ 등 총 4편의 천만 영화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이들 영화가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었던 데는 적게는 800개, 많게는 1000개 이상의 스크린에 영화를 내건 CJ E&M의 막강 배급력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명량’과 ‘국제시장’의 총제작비(순제작비 + 배급마케팅 비용)는 180억원에 이른다. CJ E&M의 투자금은 각각 50억원에 이른다.

◆ 중년 그리고 가족관객= 출발은 불안했다. 같은 날(12월17일) 20대 톱스타 김우빈 주연의 청춘 범죄영화 ‘기술자들’과 할리우드 SF 판타지 대작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이 개봉했기 때문이다. 젊은 관객을 뺏기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호빗’의 기세에 눌려 ‘국제시장’은 개봉일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루 만에 1위로 치고 올라가 27일째 정상을 지켰다. 극중 주인공 덕수의 아들 세대인 40~50대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 관객이 몰려든 게 흥행의 동력이었다. 중년층은 자신들의 아버지 이야기라 스토리 및 인물에 즉각 공감했고, 그 때 그 시절을 살아온 노년층은 자신들의 이야기라 몰입했다.

▲ 1950년 한국전쟁 흥남철수부터 70년 격동의 현대사를 재현한 '국제시장'

◆ 부성애= 반짝이는 기획에 날개를 난 게 바로 부성애 코드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의 아버지’ ‘인터스텔라’ ‘국제시장’ ‘테이큰3’ ‘허삼관’ 등 영화계에 밀려든 부성애 코드는 묵묵히 가정을 지켜온 아버지의 존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방점은 ‘국제시장’이 찍었다. 6·25전쟁 흥남 철수, 파독광부, 베트남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운데 웃음과 눈물을 적절히 섞은 부성애는 감동을 자아냈다. 하이라이트인 이산가족 찾기 장면에선 객석이 울음바다가 됐다. 영화 마지막에 덕수가 “아부지, 내 이만하면 잘 살았지예?”라고 독백하는 장면은 ‘아버지 세대에 바치는 헌사’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했다.

◆ 이념논쟁= 민감한 시대, 이데올로기의 뇌관을 건드렸다.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와 베트남전 등을 미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지웅, 듀나, 진중권 등 일부 평론가들은 “역사인식 부재” “올드보이 세대에 대한 면죄부” “왜곡된 역사 미화”와 같은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덕수(황정민)와 영자(김윤진)가 말다툼을 하다 태극기 하강식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대목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애국심’을 강조하고 새누리당, 새천년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및 정치인들이 줄줄이 영화를 관람한 뒤 관람평을 내놓으며 영화는 진보- 보수의 진영논리에 갇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며 흥행 가속페달을 밟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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