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용원중기자]제87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가 확정됐다. 다음달 22일 무표정한 오스카의 품에 안길 여배우는 누가 될까.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부문이 바로 여우주연상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를 대표하는 5명의 후보자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 '와일드'의 리즈 위더스푼, '나를 찾아줘'의 로자먼드 파이크,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펠리시티 존스, '내일을 위한 시간'의 마리옹 꼬띠아르가 그 주인공이다.
근소한 차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여우는 줄리안 무어다. 영화 '스틸 앨리스'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교수 앨리스 역을 맡아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워싱턴DC비평가협회, 시카고비평가협회,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 헐리우드필름어워즈, 고담어워즈, 팜스프링국제영화제, 골든글로브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다는 게 걸림돌이다. 앞서 1998년 '부기나이츠' 여우조연상, 2000년 '애수' 여우주연상, 2003년 '파 프롬 헤븐'과 '디아워스'로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번이 다섯 번 째. 만약 이번에 수상을 한다면 칸, 베니스, 베를린 3대 국제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석권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내일을 위한 시간'의 마리옹 꼬띠아르와 '와일드'의 리즈 위더스푼은 두 번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노린다.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는 전설적인 샹송 가수 에디뜨 피아프의 삶과 사랑을 그린 '라 비앙 로즈'로 제8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그는 이번엔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주말 동안 동료들을 찾아 다니며 보너스 대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설득하는 여인 산드라 역을 절제된 연기로 소화, 뉴욕비평가협회, 보스턴비평가협회, 샌디에고비평가협회, 전미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5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영어가 아닌 외국어 연기로 후보에 오른 여배우인 그가 이번에 수상한다면 외국어 연기로 여우주연상을 2회 수상한 여배우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한 줄리안 무어와 2014년 칸영화제에 이어 다시 한 번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돼 미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여배우의 자존심 대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6년 '앙코르'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리즈 위더스푼은 제작과 주연을 겸한 '와일드'에서 삶의 전부였던 엄마의 죽음이후 나락으로 추락한 뒤 삶의 희망을 되찾기 위해 극한의 도보여행에 나서는 셰릴 스트레이드를 맡아 자유분방하며 강인한가 하면 한없이 부서지기 쉬운 복잡한 내면 풍경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케이트 윈슬렛, 키이라 나이틀리의 뒤를 이어 영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급부상하고 있는 2인의 대결도 흥미롭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펠리시티 존스는 전도유망한 물리학도 스티브 호킹의 마음을 훔쳐버린 매력적인 당찬 여대생부터 루게릭병에 걸린 그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아내, 유명인사가 된 그의 곁을 떠나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찾아가는 중년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결의 모습을 촘촘히 연기해냈다. '줄리 & 줄리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로 낯익은 그는 매우 모던하면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기가 장점이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의 로자먼드 파이크는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아내 에이미 역을 맡아 청순하고 우아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소름돋는 표정의 다층적 캐릭터를 경이로운 연기로 소화했다. 고전과 현대미가 공존하는 마스크의 그는 ‘007 어나더 데이’의 본드 걸로 데뷔, '타이탄의 분노’ ‘잭 리처’ ‘오만과 편견’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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