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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쟁이' 김태술을 바꾼 허재 감독의 주문 "슛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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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쟁이' 김태술을 바꾼 허재 감독의 주문 "슛 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16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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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득점 10점은 돼야", 김태술 "어렵지만 변해가겠다"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태술이는 너무 패스만 좋아한다니깐.”

허재 전주 KCC 감독은 경기 전 김태술(31)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을 털어놨다. 요즘 들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필요 이상으로 패스만 한다는 것. 현역 시절 ‘득점기계’였던 사령탑은 제자가 조금 더 공격에 가담해주기를 바랐다.

김태술의 전 소속팀 KGC인삼공사에는 양희종, 오세근, 이정현, 박찬희 등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패스꾼’에게 안성맞춤인 팀이었다. 허 감독은 “만일 김민구가 있었다면 그렇게 플레이해도 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슛을 쏴야한다”고 강조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태술은 16일 인천 원정 전자랜드전에서 12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어 “패스를 내줘서 득점에 성공하면 팀 분위기가 올라가는 것은 맞지만 농구 선수라면 득점 욕심을 가지는 것이 맞다”며 “김태술에게 평균 득점이 10점 이상 나와야 한다고 주문한다. 마인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감독의 의중을 파악한 것일까.

김태술은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 전자랜드전에서 12점을 올리며 팀의 69-62 승리를 견인했다. 3연패에 늪에 허덕이던 KCC는 하승진 없이도 모처럼 낙승을 거뒀다.

경기 뒤 김태술은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부분을 원하신다. 남을 살리는 플레이에 익숙하다보니 '모두 변경'을 해야하는 부분"이라며 "오늘만큼은 슛을 쏘려고 노력했다. 신경을 썼는데 잘 됐다고 생각한다.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 연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태술의 야투성공률은 55.5%(5/9)에 달했다. 깔끔한 미들슛 2개로 경기를 시작했다. 2쿼터에서도 2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4점을 보탰다. 그렇다고 전공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었다. 어시스트 2개와 스틸 1개를 기록하며 본연의 역할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태술은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 동아고-연세대 재학 시절부터 이상민, 김승현의 대를 이을 재목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학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7~2008 시즌을 앞두고 드래프트 1순위로 서울 SK에 합류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주희정과 맞트레이드돼 KT&G(KGC인삼공사 전신)로 옮겨서도 줄곧 정상급 실력을 유지했다. 2011-12 시즌에는 베스트5 가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국가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태술은 허재 감독의 적극적인 공격 주문에 대해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노력하고 있다.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둥지를 튼 KCC에서는 체력에 한계를 노출하며 비판을 받았다. 5년 6억2000만원이라는 연봉이 아깝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전반기 막판이 돼서야 조금씩 폼을 회복하며 안정적인 리딩을 보여주고 있다.

김태술은 "6대4 비율로 패스를 생각했다면 이제는 슛에 6의 비중을 두겠다. 지금은 내 앞에 있는 수비수를 제껴서 어떻게 넣을까를 생각해야할 것 같다"며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농구팬이라면 김태술의 '모두 변경' 선언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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