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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가 재조명한 김진현, 이젠 '넘버원' 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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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가 재조명한 김진현, 이젠 '넘버원' 골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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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스와 일대일 맞선 상황 슈퍼세이브…실수투성이에서 믿음직한 골키퍼로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제 슈틸리케호의 1번 수문장은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다. 역대 대표팀 최초로 해외파 골키퍼로 넘버원까지 올랐다.

김진현은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이따른 선방으로 한국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10일 오만과 1차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슈퍼세이브로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도록 해 동점골을 내줄 수 있는 절대위기를 넘겼던 김진현은 호주전에서도 최고의 선방능력을 보여주며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무엇보다도 호주는 쿠웨이트, 오만전을 통해 4골씩 넣은 이번 대회 최고의 화력을 지닌 팀이었다. 이에 맞선 한국은 고작 2골밖에 넣지 못했다. 그나마 경쟁력이라면 이란, 일본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셋뿐인 무실점 팀이라는 것이다.

결국 호주의 창과 한국의 방패가 만난 경기에서 내용면에서는 호주가 앞섰지만 한국의 방패가 더 강함을 보여줬다. 빗장 건 탄탄한 수비는 김진현이 눈부신 활약을 펼쳐줬기에 가능했다.

전반 32분 이정협(24·상주 상무)의 선제 결승골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도 한국은 기선을 확실하게 잡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도 33-67 정도로 크게 뒤질 정도로 밀렸다. 그러나 김진현은 호주의 파상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냈다.

특히 파상공세가 이어진 후반에서 김진현은 더욱 빛났다. 이 가운데 후반 43분 로비 크루스가 2대1 패스를 통해 한국의 수비라인을 완전히 허문 뒤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때린 슛을 오른손으로 선방해 쳐낸 것은 발군이었다. '승점 3'을 챙기는 슈퍼세이브였다.

그러나 김진현은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실수투성이 골키퍼였다. 소속팀인 세레소 오사카에서 주위를 살펴보지 못해 잘못된 골킥으로 상대 선수에게 실점하는가 하면 지난해 9월 베네수엘라와 A매치에서도 골킥 실축으로 실점하기도 했다. 당시 김진현은 경기가 끝난 뒤 "이제 더이상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할 것 같아요"라며 풀이 죽은 듯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뒤 김진현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선입견 없이 제로 베이스에서 경쟁을 유도했고 김진현도 자극받아 넘버원 골키퍼까지 성장했다.

만약 슈틸리케 감독이 제로 베이스 경쟁이 아니라 이전 A매치 플레이까지 염두에 두고 선수를 골랐다면 김진현은 대표팀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제로 베이스 경쟁' 철학에서 김진현의 재발견이 이뤄졌고 김승규(25·울산 현대), 정성룡(30·수원 삼성) 등 월드컵 멤버를 제치고 넘버원까지 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해낸 최고의 신데렐라가 이정협이라면 새로운 골키퍼의 발견이라면 역시 김진현이다. 주전 골키퍼 경쟁의 최종 승자가 김진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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