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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예산지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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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예산지원 이뤄져야"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20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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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올해 재단법인 1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 예술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 감독은 "서울시향과 아무 계약이 안 돼 있다.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건립과 예산 지원하는 것이 확인돼야 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개런티(보증이) 안 되면 계약을 안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 "서울시향,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전용홀 건립·예산 지원 필요"

지난해 박현정 서울시향 전 대표의 막말 의혹이 불거지며 그와 반목하던 정 예술감독의 연봉 논란으로 불똥이 튀었다. 정 감독은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2005년 이후 9년간 서울시향으로부터 140억원을 받았다. 1년에 15억원 가량 가져간 셈이다.

▲ 신년 기자간담회에 나온 서울시향 정명훈 예술감독

서울시향 발전을 위해 자신이 무임금으로 일하면 도움이 될 것 같냐고 반문하면서 "콘서트홀을 지어주고 예산지원을 확인해주면 그 자리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하겠다.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에 음악감독으로 처음 갔을 때 행정 책임을 맡기 싫어 음악감독을 맡되 연주만 할 거라고 했어요. 음악감독 샐러리를 안 받겠다고 했죠. 그 돈으로 파운데이션을 만들어 도움을 줬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정 감독은 "아시아에서 서울시향만큼 잘하는 오케스트라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에 따르면 10년 동안 단원들이 열심히 해 최근 '말러 교향곡 9번' 공연실황 앨범을 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독보적 수준의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 목표의 반을 달성했으며 훨씬 더 힘든 숙제가 남아있다고 한다.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돼야 한다. 훌륭한 수준으로 올라가는 게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개런티(확약) 돼야 한다. 좋은 음악가를 찾아야 하고, 세계적인 지휘자가 있어야 하고, 뒤에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세가지가 합쳐져야 발전한다."

정 감독은 자신이 서울시향을 맡을 당시 2008년도까지 콘서트홀을 지어주기로 약속받았다. 하지만 공사는 아직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최근 서울시향이 대구와 대전에 갔는데 대구시향, 대전시향 모두 자기네 콘서트홀에서 연습하고 연주를 해 부러웠다는 말을 전했다. 그런데 콘서트홀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전용 콘서트홀 건립과 예산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울시향 제공]

"(서울시 측에서) 거의 결정이 됐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3년 전부터 시향예산을 계속 깎았어요. 3년 전보다 20% 내려갔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계속 투자해야 하죠. 그것도 바로 잡아야 한다."

앞서 임병욱 서울시향 경영본부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향 이사회 결과 브리핑에서 정 감독과는 기존 계약 그대로 2014년 기준으로 1년간 연장하되, 기간 내 계약조건을 변경해 재계약할 경우 새로운 계약으로 갈음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투어, 서울시향 발전 위해 반드시 필요

지난해 서울시는 서울시향의 예산 173억원 중 108억원을 지원했고, 올해에는 102억원 지원에 그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4월 예정된 미국 투어 예산도 삭감됐다. 이번 투어는 서울시향이 재단법인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진행한 것이다.

"왜 비싼 돈 내고 해외투어를 해야 하냐고요? 운동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 시합을 해야 도전의욕이 생기고 그 다음에 발전하듯이 서울시향에게도 그런 도전이 필요하다. 또 우리 실력을 알리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다. 4월에 미국에 가야 하는데 지금 상태라면 확실치 않다.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을 잡고 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 서울시향의 2012년 북미투어 공연 장면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정 감독은 2012년 3월 파리에서 북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프랑스의 라디오프랑스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연주를 지휘했다. 그는 "평양에 두 번 갔다오고 일주일 북한 단원들과 같이 지내니 확실히 (같이 연주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회고했다.

한편 정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은 올해 베토벤과 브람스 연주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거장과 신예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내세운다. 세계 지휘계에서 전성기를 구가 중인 오스모 벤스케(11월13일)와 마르쿠스 슈텐츠(12월4일)가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말러 교향곡 1번으로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올해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극찬을 받은 거장 유카-페카 사라스테(5월14일)와 엘리아후 인발(8월21일)이 서울시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서울시향 전 부지휘자인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예술단장(6월25일), 정명훈의 후임으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수석지휘자에 지명된 미코 프랑크(2월27일)를 비롯해 라하브 샤니(3월14일), 알렉상드르 블로슈(7월17일) 등 실력파 젊은 지휘자들도 함께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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