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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구원왕' 로드니와 꿈을 나눈 야구 꿈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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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구원왕' 로드니와 꿈을 나눈 야구 꿈나무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20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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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활 시위 세리머니 닮은꼴 발견하고 자비 방한 결심, "차세대 메이저리거 나올 것"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이 메이저리그(MLB) 구원왕의 기를 전수받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수호신’ 페르난도 로드니(38)가 20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리틀야구장에 나타났다. 한미 교류전에 나설 리틀야구 국가대표 11명과 송파리틀야구단 20명의 어린이 선수들은 1시간30분간 메이저리거의 손짓 하나를 놓칠세라 눈을 반짝였다.

선수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아낌없이 물었다. 빅리거 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180cm의 키에도 어떻게 성공했는가란 질문에 로드니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작은 키(180cm)에도 성공했다. 그런 선수를 롤 모델로 삼고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로드니(오른쪽)가 20일 인천 남동구 소속의 조성현에게 체인지업 그립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997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입단해 200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보이지 못했던 그는 2012년 탬파베이 레이스 마무리를 맡으며 76경기 74.2이닝 동안 2승2패 48세이브,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2013년 5승4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3.38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1승6패 평균자책점 2.85를 찍으며 리그 최정상급 클로저의 위상을 회복했다. 48세이브는 아메리칸리그 구원 투수 중 1위다. 어린이들은 TV에서나 접하던 우상의 방문에 마냥 함박웃음을 떠뜨렸다.

다음달 9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한미 교류전을 위해 출국하는 국가대표 선수들 중 일부는 캐치볼을 주고받은 뒤 로드니의 주무기를 전수받는 영광을 누렸다.

로드니는 “커브나 슬라이더는 어린 선수들의 팔꿈치에 좋지 않다”며 자신의 체인지업 비법과 팔스윙 동작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 로드니는 포수 역할을 자처하며 어린이들의 투구를 받았다. 메이저리거가 공을 받아준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있는 힘을 다해 공을 뿌렸다.

그는 큼지막한 손으로 2개의 체인지업 그립을 보여줬다. 직접 투구 시범을 보이면서 “공을 꽉 잡지 말고 중지와 약지를 활용해 살짝 걸친다는 느낌으로 잡아야 한다. 직구와 똑같은 팔스윙으로 던져야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현(13·인천 남동구)은 "아직 던지는 법이 익숙치 않아서 잘 안 됐지만 타자들을 속이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구가 필요하다"며 "생애 처음으로 보는 메이저리거가 직접 그립을 잡아주며 성의껏 가르쳐 줘 영광이었다"고 기뻐했다.

조건희(13·서울 노원구)는 “메이저리거한테 배우니 색다르다. 더 배우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짧다”며 아쉬워했고 윤진영(13·서울 강동구)은 “로드니가 온다 해서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이따가 꼭 사인을 받아야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세계최강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은 지난해 8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에서 벌어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이 터질 때마다 홈플레이트에 모여 활 시위를 당기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는 로드니가 경기를 매듭짓고서 취하는 동작과 같다. 방한의 결정적 이유다.

▲ 아메리칸리그 구원왕 페르난도 로드니가 20일 서울 송파구 리틀야구장을 방문해 야구클리닉을 진행했다.

로드니는 “한국 친구들이 내가 하는 활 쏘는 동작을 해준 것을 보고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왔다”며 “굉장히 재미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재능을 가진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차세대 메이저리거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자비를 들여 한국을 찾은 ‘구원왕’ 로드니는 21일에는 전남 나주에 캠프를 차리고 구슬땀을 훌리고 있는 충주 성심학교 선수단을 방문해 야구클리닉을 이어갈 예정이다. 2002년 창단한 성심학교는 청각장애 학생들로 이뤄진 야구팀이다.

▲ 한미 교류전에 나설 리틀야구 대표 선수들이 로드니와 함께 활 시위를 당기는 세리머니를 재연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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