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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손잡은 콤비 김태술-하승진, 자존심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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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손잡은 콤비 김태술-하승진, 자존심이 뛴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29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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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KGC인삼공사전 22점 16R 8AS 합작, 마침내 폭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김태술(31)-하승진(30) 듀오가 드디어 가동됐다. KCC가 그토록 바랐던 시나리오다.

이들은 28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 KGC인삼공사전에서 22점 1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합작하며 팀의 72-63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술은 8어시스트, 하승진은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몫을 톡톡히 했다.

김태술, 하승진이 손발을 맞추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KCC팬들에게는 속이 시원한 하루였을 터. 이 콤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호흡을 맞춘 이후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을 이유로 동반 부진했다.

▲ 하승진(왼쪽)과 김태술은 시즌 초반 함께 코트에 나서긴 했지만 좀처럼 손발이 맞지 않았다. 김태술이 크게 부진하며 KCC가 하위권으로 처지고 말았다. [사진=KBL 제공]

◆ 부진, 부상... 5라운드가 돼서야 제대로 만난 이들 

KCC는 시즌 전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김민구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포지션별 최강의 실력을 갖춘 김태술과 하승진이 만났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게다가 타일러 윌커슨이라는 기량이 출중한 외국인 선수가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최고 가드와 최고 센터의 조합이 보여줄 궁합은 어떨 것인지 농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태술의 안정적인 조율과 번뜩이는 센스가 하승진의 높이, 페인트존 장악력과 만나면 과연 얼마만큼 효과를 낼 것인지 관심이 증폭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비시즌간 체력을 다질 시간이 없었던 김태술은 허리 통증까지 겹치며 그답지 못한 성적을 냈다. 오세근, 양희종, 박찬희 등이 버티던 KGC인삼공사와는 다르게 동료들의 역량이 뒤처지는 KCC에서는 득점에도 신경써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 종아리, 코뼈 등 부상으로 신음하던 하승진(가운데)은 지난 22일 케이티전을 통해 복귀한 이후 점차 위력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하승진은 더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해 누구보다 의욕이 넘쳤던 그는 도약하려 할 때마다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2월 종아리 부상을 시작으로 새해 첫날에는 코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게다가 같은 날 삼성팬으로부터 여성팬으로부터 욕설 섞인 비아냥까지 들으며 마음의 상처까지 입었다.

부침을 겪은 하승진은 3주를 쉰 후 지난 22일 부산 원정 케이티전을 통해 복귀했다. 3경기 만에 김태술과 찰떡호흡을 보이며 마침내 활짝 웃을 수 있었다.

◆ 명문 KCC와 어울리지 않는 9위, 상위권팀 경계령 

김태술이 누구인가. 동아고-연세대 재학 시절부터 이상민, 김승현의 대를 이을 것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대학생 신분으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해 2007~2008 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하승진은 어떤가. 한국 농구는 단 한 번도 이런 하드웨어(221cm, 138kg)를 지닌 센터를 만나보지 못했다. 한국 선수로서 유일하게 NBA 경력을 가진 선수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KCC는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KCC는 전신 현대 다이냇 시절까지 포함해 5번이나 KB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이다. 이는 울산 모비스와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이다. 홈인 전주는 LG의 연고지 창원과 함께 가장 농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2008~2009 시즌에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꽉꽉 채워 17경기를 치르며 정상에 올라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팀이다. 9위는 너무도 자존심이 상하는 순위다. 김태술은 “이번 시즌 목표는 6강 경쟁팀과 최대한 승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체력에 한계를 보이던 김태술(왼쪽)은 전반기 막판부터 제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KCC는 5라운드가 시작한 이 때가 돼서야 비로소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지난주에는 6강 경쟁을 위해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전자랜드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했다. 갈길 바쁜 KGC인삼공사도 완패했다. 아직 들쭉날쭉하지만 분명 주목할만한 움직임이다.

KCC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상위권 팀들이 경계를 늦춰선 안될 것 같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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