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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란타-엠폴리 47슛 무득점? 이렇게 안풀릴 수가 [이탈리아 세리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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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란타-엠폴리 47슛 무득점? 이렇게 안풀릴 수가 [이탈리아 세리에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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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토록 불운한 경기가 또 있을까. 무려 47개의 슛을 날리고도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친 축구 팀이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아탈란타의 이야기다.

아탈란타는 16일(한국시간) 아틀레티 아주리 디이탈리아에서 엠폴리와 2018~2019 이탈리아 세리에A 32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4위 AC 밀란(승점 55)를 넘어설 수도 있는 아탈란타와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18위 엠폴리의 치열한 혈투가 예상됐다. 뚜껑을 열어보자 아탈란타의 일방적인 공세였다. 그러나 결과는 믿기지 않는 0-0 무승부였다.

 

▲ 엠폴리 골키퍼 바르트워미에이 드롱고프스키(가운데)가 16일 아탈란타전에서 선방을 펼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아탈란타는 파상공세를 펼쳤다. 경기 후 기록된 슛은 무려 47개. 유효슛도 18개나 나왔다. 반면 엠폴리의 슛은 단 3개.

그러나 놀랍게도 모든 슛이 골대를 외면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이날 아탈란타가 기록한 슛은 2006~2007시즌 이후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단일 경기 최다 슛이다.

이토록 공격적인 경기가 벌어진 것 자체가 놀랄일은 아니다. 아탈란타(승점 53)는 6위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인데 그 중심에 강력한 공격력이 있다. 32경기에서 무려 64골을 넣었는데 이는 유벤투스(65골)에 1골 뒤진 수치다. 41실점이나 하긴 했지만 공격력 하나는 정평이 나 있다.

두반 자파타가 19골로 득점 3위, 요십 일리치치가 11골로 득점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날도 알레한드로 고메스가 9개로 가장 많은 슛을 날렸고 일리치치(8개)와 자파타(7개)가 뒤를 이었다.

매 경기 평균 2골을 넣던 아탈란타가 평균적으로 2분에 슛 하나씩을 날리는 공격 일변도의 축구를 펼쳤지만 모든 슛이 허공으로 향하고 상대 골키퍼에 막힌 것은 이례적이다.

 

▲ 아탈란타 요십 일리치(가운데)는 이날 8개의 슛을 날렸지만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절망한 아탈란타와 달리 엠폴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골키퍼 바르트워미에이 드롱고프스키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그는 무려 17개의 슛을 세이브해냈고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10점 만점을 받았다. 평점 10은 해트트릭 등으로 경기를 홀로 이끈 선수들에게 종종 주어지지만 골키퍼가 받은 건 2009~2010시즌 이후 단 2번째에 불과했다. 그만큼 드롱고프스키의 선방이 놀라웠다.

극단적인 수비로 득점하지 못하는 건 축구에서 흔하다. ‘안티 사커’, ‘텐백’ 등 용어가 나온 이유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가 아시아 약체를 상대할 때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그러나 이날 엠폴리의 전술이 그토록 극단적 수비를 펼친 것만도 아니었다. 드롱고프스키의 선방이 눈부셨고 평소 날카롭던 아탈란타 공격진의 창끝이 다소 무뎌 이토록 기이한 경기가 나온 것이다. 

공 하나를 쫓아 90분간 22명의 선수가 뛰어다니는 축구에 많은 이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이렇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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