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4 11:00 (토)
[뷰포인트] 허셰프부터 차줌마까지, 부엌에 섹시를 입히는 남자들
상태바
[뷰포인트] 허셰프부터 차줌마까지, 부엌에 섹시를 입히는 남자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2.24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오소영 기자]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요리하는 남자 연예인'의 선택지는 좁았다. 곰살맞게 웃으며 음식에 '챔기름'을 넣어야 맛있어진다는 배우 이정섭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 TV에는 급격히 늘어난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솜씨를 선보이는 남자들이 자주 보인다.

이들은 그간 다른 활동영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 면모를 요리를 통해 보여주며 '요리하는 남자는 섹시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 밉지 않은 '허셰프' 최현석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샘킴, 정창욱 등 요리실력과 엔터테이너의 끼와 재능을 갖춘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 '셰프테이너'(Chef + Entertainer)들이 뜨고 있는 지금, 그중 요리사 최현석의 인기는 선풍적이다.

▲ 최현석 [사진=JTBC 제공]

그간 예능에 등장했던 요리사들이 요리 실력만으로 돋보였다면, 최현석은 그만의 '허세' 캐릭터를 구축했다. 출연자의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새 음식을 만들어 경연하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그는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허셰프(허세 셰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요리 실력뿐 아니라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키 190cm에 탄탄한 복근을 가진 셰프는 내가 유일하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자칫 호감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그의 허세 캐릭터의 매력은, 그 허세의 폭(?)은 귀엽고, 경쟁에는 열심히 임하지만 이따금 손이 모자란 다른 요리사를 도와주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반전적인 면모도 그의 매력을 더해준다. 최현석은 다양한 유학 경력 등을 동반하는 유명 요리사들과 달리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도 화제가 됐고, 요리사임에도 "집에서는 요리를 잘 안 한다. 1년에 한 두 번 하는 정도"라며 "배달 요리를 즐겨먹는다"는 솔직하고 친근한 면모로도 주목받았다.

◆ '눈높이 공감' 신동엽, 성시경(올리브TV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

'오늘 뭐 먹지?'의 매력은 평범함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볼거리가 화려한 음식이나 별미를 만드는 대신, 두부조림, 미역국, 김치비빔국수 등 비교적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집밥' 음식을 만든다. 지극히 보통의 요리 실력을 가진 신동엽과 성시경은 능숙하지 않게 재료를 다듬고 요리한다.

▲ 신동엽, 성시경 [사진=CJ E&M 제공]

요리책에 나와 있는 재료의 양을 철저히 지키고, 만드는 순서를 지키는 대신, 이들은 음식을 만드는 순서를 완벽하게는 숙지하지 못해 순서를 뒤바꾸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는 썩 예리하지는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요리를 설명해 주고, 음식 메뉴도 특별하지 않지만 그 점에서 '오늘 뭐 먹지?'는 재밌는 프로그램이다. 두 남자는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요리 과정을 설명해줘 시청자들은 더욱 쉽게 요리를 배울 수 있고,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공감한다. 방송을 거듭하며 점차 나아진 두 사람의 요리 솜씨를 보면서는 흐뭇함(?)까지 느낄 수 있다.

◆ 명셰프는 환경을 가리지 않는다, 차승원(tvN '삼시세끼-어촌편')

'직접 식재료를 구해 한 끼 차려먹기'. '삼시세끼'는 이렇듯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요리의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외딴 섬 만재도를 배경으로 식재료와 도구가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전문 요리사에게도 어려울 상황이기 때문이다.

▲ 차승원 [사진=CJ E&M 제공]

출연자 차승원은 '삼시세끼'에서 한계 없는 음식 솜씨를 보여줘 '차줌마', '차셰프'라는 별명을 얻었다. 해물찜, 어묵, 핫바 등을 만들라는 제작진의 까다로운 주문에도 그는 뭐든 만들어낸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의 음식들은 환경에 상관없다.

그가 어려운 음식을 척척 성공할 때마다 '삼시세끼-어촌편'까지 화제가 됐다. 현재는 tvN의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상태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방송에서 그가 보여준 빵 만들기는 감탄을 넘은 수준이었다. 오븐이 없는 상황에서 아궁이를 이용해 빵을 구워내고 오렌지 마멀레이드 잼까지 곁들인 차승원의 요리는 감동을 자아냈다.

외모와 연기에서 '섹시하다'는 평을 받았던 차승원은 '요리하는 남자'로서도 또다른 섹시함을 보여줬다.

ohso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