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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비정상회담'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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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비정상회담'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나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3.0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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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지난해 '기미가요' 사용, '불륜' 출연자 하차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JTBC '비정상회담'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최근 2주간 방송에서는 시청률 5%를 넘으며 온라인 상에서도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어에 능숙한 '미남' 외국인들의 출연, 예능을 잃지 않는 토론, 각국에 대한 다양한 학습 등으로 인기를 끈 '비정상회담'은 이들의 강점을 다시금 강화하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 에네스 하차로 G12 재정비, 탁월한 출연자 선택

유부남임에도 미혼 행세를 하며 여성들과 접촉해 왔다는 의혹을 산 터키 대표 에네스 카야가 지난해 12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에네스는 출연자 중 가장 한국말이 유창하고 소신이 뚜렷해 존재감이 컸던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하차가 알려졌을 때 빈 자리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 '비정상회담' 새 패널로 합류한 수잔 샤키야(네팔), 블레어 윌리엄스(호주), 벨라코프 일리야(러시아). [사진= JTBC 제공]

여기에 '비정상회담'은 일일 멤버로 새로운 얼굴들을 투입하다, 1월 수잔 샤키야(네팔), 블레어 윌리엄스(호주), 벨라코프 일리야(러시아)를 고정 패널로 투입해 멤버 12명을 재정비했다.

네팔, 호주, 러시아에서 온 세 청년은 기존 멤버들과는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잔은 아직 국가 내 존재하는 신분제 등 다소 생소한 네팔에 대한 이야기 등을 털어놨다. 일리야는 "미국인들에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등 러시아와 미국과의 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솔직한 발언을 한다. 블레어는 약간 어설픈 발음이 인상적이지만 소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똑똑이다.

이들은 기존 멤버들과 캐릭터가 겹치지 않으면서도 에네스의 빈 자리를 털고 일어난 탁월한 출연자 선택이었다.

◆ 방송 거듭될수록 끈끈해지는 출연진 우정

'비정상회담'은 특히 출연자와 진행자 간의 끈끈한 관계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사석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방송에 가끔 끌어오기도 하고, 방송 외 개인 SNS에서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달 7일 시작한 '비정상회담' 파생 프로그램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한 청년들은 첫 여행으로 장위안의 중국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친한 친구끼리만 가능한 '집 방문'을 할 수 있을만큼 가까운 이들의 관계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요즘 영화, 드라마에서 으레 등장하는 남성 간 친밀한 관계, 우정인 '브로맨스'를 '비정상회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 '비정상회담' 35회에서 기욤 패트리(독일)는 핫핑크 티셔츠, 바짓단이 어정쩡한 진청바지, 정장 구두를 신고 나와 출연진에 충격(?)을 안겼다. [사진=방송 캡처]

2일 방송 중 선보였던 '옷장을 부탁해' 코너는 그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출연자의 옷장을 스튜디오로 가져와 옷과 패션 감각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기욤(독일), 블레어, 일리야는 데이트에 입고 나가고 싶은 옷을 골랐다.

기욤은 분홍색 바탕에 크리스탈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나와 웃음을 샀다. "그게 뭐냐"며 크게 웃고 비난하는 출연진에 기욤은 머쓱해 했지만, 이들의 장면은 불편하기보다 친구들 간 웃고 떠드는 모습으로 보여 유쾌했다.

또한 이날 방송 중 일본의 이색 대회로 '미남 원숭이 뽑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출연진은 미남 원숭이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다 개코원숭이를 닮은 진행자 유세윤에 투표했다. 다른 방송이었다면 '외모 비하'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으나 이는 출연진 간 끈끈한 관계로서 용인되는 장면이었다.

▲ '비정상회담'에 새로 등장한 코너 '한 발 늦은 이슈-늦었슈'. [사진=방송 캡처]

◆ 국가 기본 이해에서 최신 이슈로, '늦었슈'

'비정상회담'에서 지난 1월 새로 등장한 코너는 '한 발 늦은 이슈-늦었슈'다.

이는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글로벌 문화대전'을 최신 뉴스로 옮겨온 것이다. 지금까지 국가 전반에 대한 지식 습득과 이해를 도왔다면 '늦었슈'로는 보다 이슈에 대한 상식을 높인다.

'뉴스'라는 광범위한 주제 안에 흥미로운 사실들을 다룬다. 출연진은 자신의 나라에서 일어난 최신 뉴스에 대해 조사해 와 발표한다. 이 소식에 출연자들은 자연스럽게 궁금한 질문을 묻고, 자신의 나라의 경우를 얘기하며 이야기에 살을 붙인다.

방송이 거듭되며 '글로벌 문화대전' 주제가 다소 딱딱해진 면이 있었다면, 제작진은 '늦었슈' 코너를 새로 도입하며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다시 불어넣었다. 이는 '비정상회담'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신선하고 유연한 느낌을 주는 데 성공했다.

'비정상회담'은 패널의 스타성, 출연진 간 끈끈한 우정, 이슈·토론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초기 장점을 다시금 강화해, 한때 '프로그램 폐지 청원'까지 들었던 위기를 극복해 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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