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도로공사 V1, 황민경 더 큰 '배짱'에 달렸다
상태바
도로공사 V1, 황민경 더 큰 '배짱'에 달렸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6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팀내 리시브 점유율 1위, 오지영과 김해란 공백 메워야 첫 챔피언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국도로공사는 2005년 V리그 출범 이래 유일하게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한 팀이다.

프로 원년 2005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도 KT&G(현 KGC인삼공사)에 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2005~2006 시즌에서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흥국생명의 벽에 막혔다. 이후로는 챔피언결정전 문턱도 밟지 못했다.

지난 7일 도로공사는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을 3-1로 완파하고 그토록 그리던 정규리그 우승컵을 10년 만에 거머쥐었다.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사상 첫 통합 우승을 향한 도전이 더 중요하기에. 27일 성남에서 IBK기업은행을 불러들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 IBK기업은행은 황민경을 흔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가 어떻게 리시브를 올리느냐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 분명하다. [사진=스포츠Q DB]

정상 고지를 밟기 위한 키플레이어는 바로 황민경(25)이다. 보조 레프트인 그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거포 니콜 포셋도, 센세이션을 일으킨 문정원도, 최고의 세터 이효희도, 베테랑 센터 정대영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황민경의 나비효과가 절실한 것이다.

◆ ‘고만고만’ 레프트, 서 감독의 선택은 결국 황민경 

서남원 감독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정규리그를 제패한 비결로 ‘신구조화’를 꼽으면서 “황민경은 무릎이 좋지 않은데도 잘 버텨줬다”며 "배짱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도로공사는 오프시즌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이효희를, GS칼텍스로부터 정대영을 영입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개막 후 2연패에 빠지며 주춤했다. 이 때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문정원이었다. 그는 강력한 서브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서 감독은 왼손잡이인 문정원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니콜 포셋을 레프트로 돌리고 문정원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마지막 퍼즐은 보조 레프트였다. 김선영, 고예림이 번갈아 출전했지만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다시 황민경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2008-2009 시즌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풀시즌을 소화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늘 아쉬움을 남겼던 선수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무릎이 아파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걸렀다. 서 감독은 고심 끝에 다시 황민경을 호출했다. 그가 붙박이가 되자 도로공사의 파죽지세가 시작됐다.

▲ 무릎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고생했던 황민경(오른쪽)은 경쟁자들의 부진 속에 주전 자리를 꿰차며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스포츠Q DB]

◆ 황민경이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 김해란 부상 공백-공격 지표 열세 

챔프전 상대는 IBK기업은행. 데스티니 후커-김희진-박정아로 구성된 삼각편대는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도로공사는 득점, 공격종합, 오픈, 속공, 퀵오픈 이동 등 서브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IBK기업은행에 밀린다. 상대 전적에서도 2승4패로 뒤졌다.

도로공사가 우위를 점하는 것은 수비다. 디그 1위(20.57개), 수비 1위(28.06개), 리시브 2위(7.50개)를 바탕으로 정규리그 왕좌 자리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이효희도 세트 1위(12.84)에 오를 수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디그 3위, 수비 4위, 세트 2위였다.

황민경은 팀내에서 가장 높은 리시브 점유율(19.9%)을 기록하고 있다. 문정원(11.8%)과 황민경을 향한 목적타 서브가 쏟아질 것이 자명하다. 게다가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올스타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황민경과 오지영(14.5%)이 버티지 못하면 무너진다.

서 감독 역시 황민경의 역할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황민경과 문정원이 챔프전 경험이 없어 흔들릴 수 있다"며 "IBK기업은행에는 워낙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 둘이 잘해줘야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7년차, 프로 데뷔 후 손가락, 부상에 어깨까지 안 아픈 곳이 없었던 황민경이 마지막 투혼을 준비하고 있다. 황민경의 손에 도로공사의 운명이 달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