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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은아를 '스케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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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은아를 '스케치'하다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3.2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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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2004년 광고로 연예계에 데뷔한 여배우 고은아(26).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넘었지만, 대중에게 작품보다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사생활이 더 많이 주목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솔직한 성격 때문에 간혹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연예계 데뷔를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을 만큼 자기 일을 사랑한다. 여자로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을 법도 한데 전혀 개의치 않고 묵묵히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자못 멋스럽기까지 하다. 영화 ‘스케치’에서 데뷔 이후 첫 노출 연기를 감행하고, 이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등 연기를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단다. 남동생 미르와의 키스 사건과 절친 정준영에 대한 평가는 거침없는 일면을 엿보게 한다.

 

[스포츠Q 글 김나라기자·사진 이상민기자] “유년시절 고향인 강원도 장성에서 골목대장으로 유명했어요. 제가 남동생을 괴롭히는 친구들을 다 때려줄 정도로 대장부였죠. 지금도 친구들을 리더십 있게 이끌고 있어요.하하.”

자신을 '지랄 맞는다고' 표현한 고은아. 그의 과격한 표현처럼 고은아는 솔직 당당한 매력이 빛나는 여배우다.

◆ 감정을 ‘스케치’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은아가 차분해져서 돌아왔다. 영화 ‘스케치’에서 데뷔 후 첫 노출 연기에 대해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받기보다는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됐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했다. ‘스케치’는 현실과 타협을 거부한 대가로 삶의 의미를 빼앗겨 버린, 재능있는 무명 화가 수연(고은아)과 상대의 마음을 읽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창민(박재정)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관객들이 아직도 사회에 수연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걸 공감해줬으면 좋겠어요. 수연을 굴복시키기 위해 나쁜 의도로 다가오는 사람도 많고, 아무리 재능 있는 여성이라고 해도 아플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자신의 꿈 하나만 믿고 달리는 수연이 정말 대단해요. 물론,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채 계속 살아갈 수는 없어요. 어둡기만 했던 수연이 점차 밝아진 것처럼 어느 정도 타협하며 사는 게 맞겠죠.”

영화 제목이 ‘스케치’답게 유독 수연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많이 등장했다. 어릴 적,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학창시절 방과 후 학교에 남아 미술을 전공했던 교장 선생님에게 따로 그림을 배울 정도로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 '스케치' 속 고은아 [사진=날개]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메인 작품을 제외하곤 거의 제가 직접 구상해서 그렸어요. 카메라 감독님이 제가 그림 그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터치감이나 감각이 남다르다고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스케치’를 위해 고은아는 8kg 감량을 했을 뿐만 아니라 행여 몸이 상하지 않을까 스트레스받으면서  흡연하는 열연을 펼쳤다.

“‘스케치’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감정을 오르락내리락 해주는 자극적인 소재도 없고,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 스캔들 :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고은아는 2010년 종영된 케이블채널 Mnet '스캔들'에 출연했을 당시 남동생인 엠블랙 멤버 미르와 입을 맞춘 영상이 전파를 타고부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일반인과 연예인의 독특한 러브스토리를 담아낸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스캔들’이 남동생과 누나의 사랑(?)을 담아냈다며 대중은 이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미르가 저에게 농담처럼 '누나 우리 절에 가서 살아야 할까 봐'라고 말하더라고요. 우리 가족은 원래 감정 표현에 솔직한 편이라 사랑하는 가족이니까 애정표현을 서슴없이 해요. 당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됐어요. 그 장면만 캡처해서 온라인상에 악의적으로 유출되는데 속상하고, 상처도 받고 ‘우리 가족에 불화가 생기길 원하는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죠. 단순히 남동생과 누나가 뽀뽀한 건데 악성 댓글을 게재하는 사람의 심리는 도대체 뭘까요?“

여배우가 아닌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누나의 심정으로 열변을 토하며 얘기했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나서일까 그는 이제는 구설수 따위에 동요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수 정준영이 2012년 Mnet ‘슈퍼스타K 시즌4’에 참여해 고은아와의 친분이 밝혀지면서 불거진 진짜 스캔들에 대해서도 ‘그러든 말든’이라며 의연한 모습으로 털어놨다.

▲ 고은아가 '슈퍼스타K 시즌4'에 참가한 정준영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Mnet 방송 캡처]

"제가 주변에 여자친구들보다 남자친구들이 훨씬 많은데 준영이도 그중에 한 명일 뿐이에요. 요즘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진 못해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정준영이 뜬다고 변할 사람이 절대 아니에요. 제가 먼저 연예계 생활을 했을 때도 그 친구는 늘 한결같았어요. 얼굴 보면 살갑게 안부를 묻기보다는 장난치며 과격한 말투로 친분을 나누는 사이예요. 저도 제정신은 아니지만, 정준영은 TV 속 모습처럼 진짜 '똘끼'가 충만한 친구예요. 제 친구들은 다 그런 것 같아요(웃음)".

 

고은아의 최대 장점인 털털한 매력은 어릴 적부터 방목하며 키운 부모님의 육아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부모 덕분에 이제 겨우 20대 중반을 넘어선,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거센 태풍이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무리 모진 말을 들었어도 단 한 번도 연예계 데뷔를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무관심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요.”

 

[취재 후기] 유쾌, 상쾌, 통쾌. 고은아를 만난 뒤 이 세 마디가 제일 먼저 떠올랐을 만큼 해피바이러스를 가진 여배우였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요?’라고 그가 말한 한 명이 꼭 자신을 뜻하는 것처럼 들렸다. 꿈을 향해 달리는 수연의 모습이 연기 열정을 불태우는 그에게서도 느껴졌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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