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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첫승' 김사연과 베테랑이 어두운 터널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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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첫승' 김사연과 베테랑이 어두운 터널 뚫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11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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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프링 121구 투혼-베테랑+김사연 조합 인상적, 불안한 불펜진은 여전한 숙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오래도 걸렸다. 케이티가 마침내 창단 첫승을 거뒀다.

케이티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넥센을 6-4로 물리쳤다. 11연패 끝에 맛보는 짜릿한 승리다.

지난달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개막전. 케이티는 잘 싸우고도 투수진이 한순간에 무너지며 9-12 역전패를 당했다. 이튿날에도 한점차 패배를 기록한 이후 삼성, KIA와 홈 5연전에서 모두 졌고 인천과 목동 원정에서도 4패를 더했다.

1986년 빙그레 이글스는 4경기 만에,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2000년 SK 와이번스는 개막전에서 이겼다. 2년 전 NC 다이노스는 7연패 후 첫 승전고를 울렸다. 케이티는 경기마다 신생팀 최다 연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었다.

▲ 옥스프링은 다른 외국인 투수들의 심각한 부진 속에서 분투하며 케이티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2주 만에 가까스로 승리를 챙긴 조범현 감독은 경기 후 플래시 인터뷰를 통해 “어두운 터널을 너무 길게 지나온 것 같다”고 옅은 미소를 띠며 “첫승을 계기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옥춘이’의 위력, 숨통 틔운 혼신의 121구

케이티는 이틀간 19점을 내주며 11점차, 6점차 패배를 당했다. 믿었던 외국인 선수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는 각각 2.1이닝 4실점, 6이닝 4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어윈은 2패, 평균자책점은 10.22, 시스코는 3패 7.04를 기록중이다.

크리스 옥스프링마저 무너진다면 희망이 없었다. 더군다나 전날 타선은 상대 선발 한현희에게 14번이나 삼진을 당하며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무기력하게 무너진다면 한도 끝도 없는 연패가 이어질 불길한 분위기였다.

미국과 일본, 호주, 한국의 LG, 롯데까지 거친 38세 노장 투수는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혼신의 피칭을 했다.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직구 최고 시속은 144㎞에 불과했지만 옥스프링은 절묘한 완급조절과 타자 무릎 근처에 형성되는 제구력으로 넥센 타자들을 요리했다.

6회말 2사 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맞이한 1,2루 위기는 압권이었다. 5-0으로 앞서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 타석에는 홈런왕 박병호가 들어섰다. 옥스프링은 4구만에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7회말마저 삼자범퇴로 막았다.

▲ 퓨처스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김사연은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생애 첫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의 창단 첫승에 기여했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베테랑+김사연이 보여준 희망, 불안한 마무리는 여전한 숙제

베테랑들과 김사연의 조합은 케이티의 승리 방정식. 개막 12경기만에야 비로소 조범현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그는 1번 이대형, 2번 신명철, 3번 박경수, 6번 김상현, 8번 용덕한, 9번 박기혁까지 경험이 풍부한 6명을 스타팅 라인업에 내세웠다.

용덕한은 안방에서 옥스프링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4회에는 무사 1,2루에서는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내는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이대형은 6회초 1사 1,3루에서 우측으로 향하는 3루타를 작렬하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어 나온 신명철은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는 재치를 발휘했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를 정복했던 김사연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이 0.226에 불과했지만 결승타 포함 3안타 1타점으로 모처럼 활약하며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3경기 11타수 1안타의 부진을 딛고 생애 첫 3안타 경기를 함으로써 자신감을 크게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요소를 봤지만 여전히 불펜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6점차 리드임에도 2이닝이 길게 느껴졌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8회말 3연속 삼진을 잡아냈던 장시환은 9회 들어 부담을 느낀 듯 급격히 흔들리며 경기를 매듭짓지 못했다. 이어 나온 이성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안타를 내주며 벤치를 가슴졸이게 했다.

조 감독은 “앞으로 내가 할 일은 선수들을 잘 추스르는 것이다. 경험, 기술적인 면이 모두 부족하다. 준비를 더 잘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어린 선수가 많고 부족한 점이 많다. 첫승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스럽다.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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