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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장미빛 연인들' 작품보단 이장우·한선화…사람만 남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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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장미빛 연인들' 작품보단 이장우·한선화…사람만 남은 작품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13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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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던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여러 막장 요소와 단순한 구조,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 등으로 작품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다만 배우들의 열연만은 역대 어느 드라마와 견줘도 손색 없을 만큼 훌륭했다.

▲ [사진=MBC '장미빛 연인들' 제공]

12일 방송된 '장미빛 연인들' 마지막회는 개연성 없는 사건 해결과 초고속 행복한 결말이 뒤섞여 마무리됐다.

친아들 박차돌(이장우 분)을 찾은 고연화(장미화 분)는 끝내 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고연화는 비록 죽음을 맞이했으나 그토록 찾아 헤매던 친아들을 만나면서 편하게 숨을 거둘 수 있었다.

남자 주인공 박차돌은 드라마 해피엔딩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친어머니를 찾은 것은 물론이고 친어머니의 현 남편이자 재벌그룹 회장인 이영국(박상원 분)의 호적에 올라가게 됐다. 그가 하는 신발사업 역시 대박이나면서 큰돈을 벌게 됐고 그토록 바라던 사랑하는 연인 백장미(한선화 분)와 결혼에 골인했다.

반면 극 중 최고 악행을 저지르던 인물 백만종은 철저하게 무너지며 권선징악의 룰을 벗어나지 못했다. 감옥에서 죄값을 마치고 나온 백만종은 차마 가족을 볼 수 없다는 자괴감에 모친의 묘소 옆에서 움막을 짓고 묘지기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 [사진=MBC '장미빛 연인들' 제공]

이처럼 '장미빛 연인들'의 마지막은 부랴부랴 내용을 전개시키는 등 진부한 해피엔딩으로 마감했다. 주말극을 즐겨보는 시청자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던 마무리였다. 조선시대를 보는 듯한 백만종의 묘지기 장면은 시대를 훌쩍 거슬러올라간 듯 현실성과는 괴리가 있었다.

몰아치기 마무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였다. 워낙 이런 저런 상황을 크게 벌려놓았기 때문이다. 여러 막장급 내용(출생의 비밀, 느닷없는 부모 찾기, 결혼반대 과정의 패륜급 행위 등)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은 '진부한 초고속 전개'가 최선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미빛 연인들'은 극 중 내용상으로만 보기에는 신선미나 완성도 면에서 성공한 드라마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막장' 요소도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를 통해 어느 정도 공감이 가게 하는 드라마들이 많은데 '장미빛 연인들'의 '막장 내용'과 극의 마무리는 공감을 주기에 부족했다. 개연성이 부족한 내용을 '가족 사랑'으로 채워 넣으려 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장미빛 연인들'에서 호평을 받을 만한 요소도 있었다. 신예와 베테랑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 만큼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극을 이끈 베테랑 배우인 이미숙, 장미희, 박상원, 정보석 등은 굳이 말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원숙한 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신예인 이장우와 한선화의 깔끔한 연기력은 보석처럼 빛났다.

▲ [사진=MBC '장미빛 연인들' 제공]

이장우는 그동안 여러 감정선이 교차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이 부족함에도 심도가 느껴진 내면연기를 소화했다. 웃음 한번 시원하게 못내고 속으로 많은 눈물을 삭여야 하는 박차돌이라는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는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괄목상대'라는 고사성어가 딱 어올린 배우는 한선화였다. 아이돌 걸그룹 출신인 그는 그동안 드라마 경험이 매우 빈약한 상황에서도 비련의 여주인공을 맞아 신예답지 않게 고른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사랑을 배신하고 다시 되찾는 과정에서 자칫 욕을 먹을 수도 있었던 백장미 캐릭터를 측은한 마음이 들게 할 정도로 공감가는 캐릭터로 만들어 냈다.

결국 '장미빛 연인들'은 부족한 내용을 배우들의 열연으로 메꾸고 큰 사랑까지 얻는데 성공한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좀 더 설득력 있는 얼개였다면 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런 류의 드라마가 주말극에서는 쉽게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나쁘지않았던 작품임은 분명하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는 못했지만, 목표했던 한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이 바로 '장미빛 연인들'이었다.

(*시청자들 역시 이런 의견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청률 지표를 보면 알 수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장미빛 연인들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24.7%(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은 20%대를 유지했다. 최근 시청률 흐름상 매우 훌륭한 성적이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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