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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609일만의 홈런포' 권용관, 잊지 말아야 할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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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609일만의 홈런포' 권용관, 잊지 말아야 할 베테랑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14 2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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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삼성전 3안타 맹타에 호수비까지, 39세에도 리그 평균 이상 유격수로 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잊지 말아야 할 한명의 베테랑이 있다. 권용관(39)이다.

그가 선두 삼성을 혼쭐냈다. 그것도 시즌 개막 후 비자책 행진을 벌이던 4년 80억원 몸값의 윤성환을 상대로 대포까지 쏘아올리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권용관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 삼성전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5-3 승리에 앞장섰다.

▲ 권용관(오른쪽)이 14일 대전 삼성전에서 솔로포를 날린 후 3루를 돌며 김광수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방망이만 빛난 것이 아니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민첩함으로 ‘철벽 디펜스’를 보이며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도 있었다. 왜 김성근 감독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에서 방출당한 그를 호출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경기였다.

3회말 0-3으로 뒤진 한화의 공격. 선두타자로 들어선 권용관은 윤성환의 5구째 130km짜리 밋밋한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마수걸이 홈런포. 2013년 8월13일 대구 삼성전 이후 무려 609일만에 나온 아치였다.

권용관은 경기 직후 수훈선수 플래시 인터뷰에서 “홈런보다는 살아나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운좋게 넘어간 것 같다”며 “전력분석팀에서 윤성환의 변화구에 대응하라고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지난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2회까지 안타 2개만을 허용했을 뿐 무실점으로 막으며 14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던 차였다. 생각지도 않았던 권용관에게 일격을 맞은 윤성환은 이때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붙은 권용관의 타격감은 다음 타석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깨끗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7회말에는 바뀐 투수 김건한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5회초 무사 1루에서는 글러브로 감탄사를 자아냈다. 박석민의 강습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은 후 누운 상태에서 2루수 이시찬에게 가볍게 공을 뿌려 주자 선행주자 박한이를 잡아냈다. 선발 쉐인 유먼의 투구수가 많아지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값진 호수비였다.

권용관은 유격수 역할 수행에 대해 “아직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더 움직여야 하고 실책도 줄여야한다”며 “팀을 위해서 헌신한다고 생각하다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한화와 연봉 7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20년 중 16시즌을 함께 한 친정팀 LG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은퇴의 기로에 놓였던 그는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한밭에 둥지를 틀었다. 강도가 세기로 유명현 김 감독의 지옥훈련을 견뎌내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에서 방출된 권용관은 한화 붙박이 유격수로 출전하며 공수 양면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권용관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용관은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를 기록해 손시헌(NC), 박기혁(케이티), 강한울(KIA), 오승택(롯데), 김성현(SK) 등 다른 팀들의 주전 유격수들과 비교에도 전혀 뒤질 것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승엽(삼성), 이병규(LG) 등 슈퍼스타 말고도 야구팬들이 기억해야할 베테랑. 바로 권용관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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