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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석같은 배우 임주환, 알고보면 불개미주 담가먹는 '상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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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석같은 배우 임주환, 알고보면 불개미주 담가먹는 '상남자'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4.15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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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배우는 이미지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배우들에게는 자신만의 이미지 구축이 '절대적인 숙제'나 다름없다. 평생 배우로 살면서 '하나의 완성된 이미지'만 가져도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배우 임주환(33)은 성공한 남자다. 그는 연기생활 10년 동안 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소화했다. 하지만 대중들 사이에서 유독 빛나는 그의 이미지는 '착한 남자'다. 선한 얼굴, 선한 말투, 주로 맡았던 선한 캐릭터에 연기에 대한 완벽한 소화 때문일 것이다. 완성된 '그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임주환. 그의 배우로서 매력을 낱낱이 살펴봤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임주환은 최근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고독한 황자 왕욱 역을 소화했다. 극에서 왕욱은 욕망보다는 진정한 사랑을 선택한 '착한 남자'였다. 또 한 번 임주환 특유의 착한 이미지가 빛을 발휘했다. 그는 완벽한 왕욱을 그렸고 시청자들이 생각하고 바랐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빛미'는 외로웠던 작품, "하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빛미'에서 임주환이 소화한 극 중 왕욱 캐릭터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인물이었다. 신율(오연서 분)을 짝사랑하기만 했고 이복형인 왕소(장혁 분)에게도 정적일 뿐이었다. 심지어 친누나인 황보여원(이하늬 분)에게도 정치적으로 버림을 받는다.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외로운 캐릭터였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주환은 이런 상황에서도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제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에서 이렇게 극 안에서 사랑받지 못한 인물은 처음이었어요. 혼자 해야만 했죠. 심지어 황자가 항상 혼자 걸어 다니고 했으니까요. 그러나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어요. 외로운 캐릭터다 보니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았고, 특히 혼자 짝사랑을 하고 사랑을 위해 다 퍼주는 사랑 연기를 하면서 짝사랑의 내면 연기를 많이 배웠어요."

"사랑 연기에 있어서는 (장)혁이 형보다. 어려운 위치였다고 생각해요. (웃음) 겉은 싫어하는 척 속은 좋아하는. 겉과 내면이 달랐기 때문이죠."

 

◆ 중간에 낀 캐릭터, "더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 남아"

임주환에게 왕욱 캐릭터는 아쉬움도 교차한다. 극의 캐릭터 비중에서는 어정쩡한 포지션아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죠. 왕욱이라는 캐릭터가 극의 중심인물들 중간에 끼어있었기 때문이에요. 무예가 출중한 캐릭터였지만 왕소에게는 지고, 똑똑한 캐릭터였지만 황보여원에게 밀렸고, 그렇다고 신율을 사랑했지만, 그녀는 일편단심 왕소만 바라봤고요. (웃음) 왕욱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요."

"하지만 당시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왕욱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 없다. 원한 것은 사랑이었다고 하셨죠. 전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왕욱을 연기했던 것 같아요. 비록 짝사랑이었지만 나름 왕욱 캐릭터는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는 지가 들어 있었죠."

"처음에는 신율을 막연히 빼앗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마지막에는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라는 스스로 성장이 담겨 있었던 겁니다. 이런 부분 만큼은 작가님과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 다채로운 매력에 흠뻑, "작품에 만족하고 고마워"

임주환은 이번 작품에 대해 아쉬움도 남지만 그래도 작품적으로는 만족한다는 마지막 평가를 남겼다. '빛미'가 가졌던 다채로운 매력 때문이다.

"제대로 된 설명이 부족한 '승전결'만 있던 왕욱캐릭터에 대한 일부 아쉬움이 있지만, 작품적으로는 만족해요. 이 드라마는 다채로움이라는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코믹, 로맨스, 액션 등 볼거리가 많았죠. 또한, 사극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애드리브 연기도 많았고요. 특히 극의 마무리가 깔끔했다는 인상이 남아서 아주 좋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느 캐릭터 하나 낙오자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이 '빛미' 시청률 1위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시청률 1위 드라마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이 부분도 특별한 의미로 남네요. 시청자, 스태프 등 모두에게 매우 고맙습니다."

◆ 배우도 스태프의 일원, "작품을 위해 희생해야"

임주환은 튀는 배우가 아니다. 극에서 튀려고 하는 모습보다는 극 전체를 읽고 앙상블을 위해 노력하는 타입의 배우다. 그도 이런 평가에 대해 동의했다. 특히 자신의 연기철학 자체가 '희생'이라며 극 전체가 개인의 욕심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극 전체를 위하는 배우)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한 장면, 한 장면이 살아야 한 회가 살고 극 전체가 산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 간의 앙상블을 맞춰야 하고 저만 잘 보이기 위해서 튀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분명 극 안에서 제가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봐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죠. 배우도 스태프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위해 희생하는."

 

◆ 연기 욕심, "말론 브란도처럼 현실감 있는 성격파 배우"

극 전체를 위해 희생한다는 임주환. 하지만 그도 현실감 있는 연기력을 갖춘 성격파 배우로서의 속깊은 욕심이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말론 브란도예요.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말론 브란도 같이 세심한 캐릭터 디테일을 연구해서 현실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성격파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단 하나 조건이 있다면 극 전체를 위한 희생이 깔렸다는 전제하에서예요. 제가 과연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노력할 겁니다."

 

◆ 착한 남자? "실제 성격은 달라"

임주환의 절대적 이미지는 '착한 남자'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했지만, 유독 그가 빛을 본 캐릭터는 대부분 착한 남자였다. 이런 데는 그의 선한 인상과 이미지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임주환은 연기자로서의 이미지와 실제 성격은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착한 남자 이미지가 좋기는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

"많은 사람도 저를 보면 막연히 착한 남자로만 보는 것 같아요. 그동안 해왔던 많은 캐릭터 중에서 착한 남자 캐릭터가 유독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실제 성격은 반대에요. 항상 모 아니면 도라는 자세로 일에 뛰어들고 실제 표현하는 것도 직설적이죠. 술도 좋아하고요." (*임주환은 불개미주를 담가 먹을 정도로 주당인 남자다. 현재는 술을 자제하는 중이라고 한다)

"솔직히 저도 이런 (착한 남자) 이미지 때문에 많은 변신을 추구했어요. 틱장애 노숙자 연기까지 해봤죠.  팬들께서 저의 착한 남자 연기를 좋아해 주시는 부분을 알고 있고 항상 고맙죠. 착한 남자 연기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하지만 배우라면 다양한 연기를 해야 한다고 봐요. 지금 잘하는 것만 해서는 안되는 나이죠. 그래서 새로운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갈 생각입니다. 배우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연기를 말이죠."

 

◆ 결혼? "연기 내공 더 키운 후 생각하겠다" 

임주환의 나이가 만으로 33세다. 이제 슬슬 결혼을 생각할 시기다. 연기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결혼이 필요할 법도 하다. 마지막으로 그의 결혼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아직 결혼 생각은 없어요. 제가 아직 여유로움이 없어서예요. 제 수준이 누군가를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아직 부족해요. 결혼은 제가 수준이 더 올라갔을 때 하고 싶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제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배우로서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배우는 조각가라고 생각해요. 추상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이 조각한 연기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상품으로서 인정받아야 하는 거죠. 대중들이 믿는 배우, 인정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믿어주세요." (웃음)

[취재 후기] 임주환은 분명 착한 남자다. 선한 인상과 매너있는 말투 때문만이 아니다. 연기를 위해 순수하게 노력하고 아직 자신이 부족하다며 낮출 줄 아는 겸손함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이런 배우를 미워할 수 있을까? 그는 대중들이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고 있다. 이런 무기를 통해 반드시 최고의 배우가 되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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