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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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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왜?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5.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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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사장 위성백)를 두고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감사협회가 주관하는 포럼에서 2018 최우수기관대상-청렴윤리부문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다고 자랑한 예보이건만, 드러난 속내는 청렴과 거리가 멀었다.

실제 예보는 직원들의 ‘근무기강 해이’로 인해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 기관의 한 직원은 30일 현재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직원으로 인해 예보는 지난 22일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예금보험공사. [사진=연합뉴스]

감사원 지적만 보더라도 예보의 근무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져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감사원이 지난해 4월 한달 동안 본사 직원 533명의 출입기록을 들여다본 결과는 혀가 내둘러질 지경이었다.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해당 기간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직원 216명 중 18%가 80여회에 걸쳐 30분 이상을 지각하거나 조퇴한 사실을 지적받았다. ‘워라밸’을 적극 실천하라는 정부의 선의의 지시를 집단적으로 악용한 셈이다.

따로 중징계를 받은 직원도 있었다. 한 직원의 경우 지난해 8월 4차례(7·9·14·17일)에 걸쳐 오후 반차를 신청하고도 퇴근한 뒤 반차 신청 내역을 부적절하게 삭제한 바 있다. 그 결과 해당 직원은 6개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뿐이 아니다. 예보의 경우 2014년 6월부터 노사 합의를 거쳐 연간 4주까지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는데, 해당 직원들의 나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예를 들면 재택근무자 16명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출근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은 실적평가나 관리도 전혀 받지 않았다.

검찰 수사로 드러나고 있는 한 예보 직원의 혐의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이 직원은 제2 금융권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은행 측에 유리하게 업무를 처리해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최근 관련 혐의로 본사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문제의 직원을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설립 목적도 목적이려니와 돈을 다루는 기관인 만큼 직원 개개인의 청렴도와 기관 전체의 신뢰도에 대한 일반의 기대치가 특히 높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도 잘 조성돼 있다.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연봉 수준도 꽤나 높은 편이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 서비스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예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무기계약직 제외)은 8700만원을 상회했다. 그나마 2017년의 8800여만원에서 소폭 줄어든 게 그 정도였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과 근무 조건 덕분에 ‘신의 직장’으로 불리지만, 일단 들어가면 끝이라는 안일한 인식이 공공기관 기강 해이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예보 같은 공기업은 공익을 위해 세금으로 설립되고 운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그들의 태만과 일탈을 보는 세간의 시선은 더욱 따갑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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