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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혁신위 권고안, 유승민-이형택 뿔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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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혁신위 권고안, 유승민-이형택 뿔난 이유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6.04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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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가 파격적인 2차 권고안을 내놓았다. 한데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비롯한 체육계 전반이 “현실과 동떨어진 답답한 권고안”이라고 반박해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 학생 선수의 대회 참가, 훈련시간, 전지훈련 등의 1년 계획을 학교 교육계획안에 포함할 것 △ 경력전환 학생 선수 대상 학습지원 프로그램 마련 △ 국가대표 학생 선수의 국제대회 참가 시 학습지원 방안 마련 △ 주말 대회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스포츠혁신위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심석희 성폭행으로 촉발된 분노를 잠재우고 체육계 전반에 걸친 부조리를 개혁하기 위해 지난 2월 11일 출범한 위원회로 지난달 7일 스포츠인권을 주요내용으로 다룬 1차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문경란 위원장은 “학교 스포츠의 비정상성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기에 구축된 기존 엘리트 육성시스템과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온 학생 선수 육성시스템의 폐단과 한계로부터 연유한다고 판단했다”며 “모든 학생이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스포츠 및 신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학교 스포츠 시스템과 문화를 정립하고 이를 이행할 정책과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실행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학교 운동부 개선 방안으로 △ 정규수업 후 훈련 실시, 주중 훈련시간 및 휴식시간 규정 마련 △ 주말 대회 참여 시 출전일수만큼 학생 선수·지도자 휴식 보장 △ 혹서기 혹한기 대회 개최 및 훈련 최소화 △ 합숙소 전면 폐지 및 원거리 학생만 제한적으로 기숙사 허용 △ 학부모의 비공식적 비용 갹출·지원 금지, 위반 시 관련자 엄중 징계 및 학교 운동부 대회 참가 제한 △ 학교 운동부 지도자에 대한 불법 찬조금 금지, 위반 시 지도자 자격 박탈·영구제명 조치 등도 담았다.

문체부 등 정부 관계 부처는 혁신위의 권고 취지를 존중, 구체적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체육 경기단체 등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실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체육회는 “지난달 4일간 전북 일원에서 개최한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어린 학생 1만 2000여 명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기 실력을 뽐냈다”며 “소년체전은 미래를 이끌 청소년의 잠재력을 키우고 체육의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종합대회로 권고(안)의 실행에 있어서 어린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이 좌절되거나 동기부여 기회가 축소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소년체전은 전국체전과 더불어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 지방체육 활성화를 위해 기반을 조성하였다는 점,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큰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라며 “권고(안)에 대해 회원종목단체, 시도체육회 및 시도교육청은 물론 향후 대회를 개최할 시도와 다시 한 번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소년체전 폐지반대 움직임.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IOC 위원의 톤은 대한체육회보다 한층 높았다. 최근 대한탁구협회장으로도 선출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에게 성적주의에서 이제 좀 벗어나서 누구나 즐기는 운동을 하자고 하셨죠? 더 이상 성적은 필요 없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학생들은 왜 학점에 따라 평가를 받아야 하나요? 어린 학생들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수능은 필수인가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해야지 성적에 따라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하는 그런 시스템은 혁신대상이 아닌가요?”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순수하게 메달 한 번 따보겠다고 몇 십 년씩 고생하는 선수들의 가치 있는 꿈은 왜 하찮게 느껴지게 만드시나요? 여러분들께선 왜 공부하셨나요? 좋은 대학 가기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밤샘 공부하신 거 아닌가요? 여러분들은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나요?”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테니스 레전드 이형택 이사장도 맞장구를 쳤다. 이형택테니스아카데미재단을 이끌고 있는 그도 페이스북에 “미국도 모두 다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목적에 따라 대학교가 목표인 선수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지만, 프로를 목표로 하는 선수는 운동에 할애를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는 왜 목적이 다른 선수들을 한 시스템으로 가두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제발 현장의 목소리를 좀 들어라!”고 적었다.

손범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체육을 말살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의 2차 권고안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까지 올렸다.

손 회장은 “나라다운 나라, 사람이 먼저인 나라에서 학생 운동선수와 지도자의 인권과 꿈은 어디로 갔나? 보호 제도와 발전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다. 도와주지는 않으면서 판을 깨버리는 그런 권고는 재고돼야 한다”며 “권고안은 현실을 거의 모르고 나왔다. 공부하면서 운동하는 선수들과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는 지도자들의 꿈을 짓밟는 것이다. 하나도 잘 하기 힘든 세상인데 학생들을 틀에 넣어 창의력을 없애더니 이제는 운동선수까지 운동도 잘 못 하게 만들려는 건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체육계 전반은 혁신위의 2차 권고안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권장하고 학교 체육을 정상화하겠다는 혁신위의 취지에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 현장의 고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 운동선수 나름의 목표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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