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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재 인천 향해 '뜨거운 안녕'... 김호남 배려도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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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재 인천 향해 '뜨거운 안녕'... 김호남 배려도 [K리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7.09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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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남준재(31·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 유나이티드 팬을 향해 메시지를 보냈다. “제 가슴을 울렸다. 몸 둘 바를 모르게 할 정도로 감동이었다”는 표현에서 ‘친정’을 향한 애틋함이 묻어나왔다. 더불어 트레이드 대상자인 김호남(30·인천 유나이티드)도 배려했다. 

남준재는 9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한 입장문에서 “인천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그 어떠한 것보다 제 가슴을 울렸다. 보내주신 사랑이 너무 뜨거웠다”며 “단순한 팬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깊은 우정과 진한 감동이었다”고 적었다.

남준재는 지난 4일 제주 김호남과 트레이드됐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0년 인천에 입단한 그는 전남 드래곤즈, 제주, 성남FC를 거쳐 지난해 인천으로 컴백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으로 선임돼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 남준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남준재는 “주장으로서 오직 팀만을 생각하고 팀워크를 중시했으며 축구화를 신었을 때 누구보다 승리를 간절히 원했다.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며 “인천 팬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셨다. 저는 정말 행복한 선수다. 팬들이 주신 사랑 영원히 간직하겠다.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입장을 밝힌 그이지만 트레이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낱낱이 짚었다.

남준재는 “지난 3일 오전 운동을 마치고 씻기도 전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에이전트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며 “인천 관계자들은 제주가 제게 관심을 보이며 트레이드를 제안한 사실을 남준재가 알고 있었다고 얘기했지만 저는 트레이드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 남준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면서 “구단 관계자 및 코치진들과 어떤 상의와 면담도 없이 트레이드가 결정됐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그날 오후 1시에 트레이드가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당일 오후 5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만 했다. 워낙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오전 운동 후 샤워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고, 팀 동료들과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저는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고, 가족들과 상의도 없이, 사랑하는 아들, 딸이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인천에서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끔 한 못난 남편이자 아빠였다”고 스스로를 질책했다.

남준재는 “인천에서 떠나면서 나의 선택과 의사는 단 1도 물어보지도 않고 트레이드 결정이 이뤄졌는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촉박하게 시간에 쫓겨 가며 결정을 내려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아쉬울 따름”이라며 “내가 가진 열정과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인천에 남준재는 별거 아닌 존재였나’라는 생각에 속상하고 허탈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고 밝혔다.

 

▲ 김호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는 “더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팬과 선수 그리고 여러 관계자분이 관심을 두고 규정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구단들이 규정에 따라 이적을 진행하고 있지만 ‘제2의 남준재’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연맹이 해당 조항을 올바르게 수정해야 구단이나 선수, K리그가 상생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리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프로축구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생긴 단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앞서 “남준재-김호남 트레이드가 사실상 선수의 의사에 반하여 선수와 충분한 상의 없이 양 구단의 결정만으로 독단적이고 급박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약 제2장 ‘선수’편 제23조에 따르면 선수는 연봉이 상승되는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수협은 이를 “연봉을 단 1원만 올려주기만 한다면 구단 마음대로 선수를 언제든지 어느 구단으로든지 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연맹규약은 표준선수계약서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는 구단과 선수가 별도의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K리그 선수들은 보장받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준재는 “많은 선수가 부당한 일을 겪고 축구 외적인 일로 가슴 아프고 슬퍼한다. 개선이 필요한 규정으로 인해 선수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이런 규정과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모든 시선과 관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남준재는 “저와 비슷하게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급작스럽게 제주에서 인천으로 올라오게 된 김호남 선수가 인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길 희망한다”며 “경황이 없을 그의 가족들에게도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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